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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T 회장선출, 외풍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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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민영화의 계기로 …5G시대 성장 이끌 리더십 기대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한국 통신산업의 발자취를 거슬러 올라보면 우편에서부터 유선, 무선할 것 없이 모두 KT에서 갈라져 나왔다.

한때 정부조직이거나 '공사(公社)'였지만, 2002년 정부 보유지분이 민간에 매각되고 주주총회를 거쳐 민영기업으로 재탄생하며 적잖은 변화도 겪었다.

유선전화에서는 독점사업자였던 KT는 이동통신이 보편화하면서 SK텔레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모바일서비스가 우리의 삶에 더욱 중요해진 요즘에는 2위 통신사업자로서의 인식이 굳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5세대 통신(5G)은 기회다. 스마트폰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웠던 소비자(B2C) 시장과는 달리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시될 5G 기업(B2B) 시장은 순위를 뒤바꿀 절호의 찬스다.

이 중요한 시기에 KT는 새로운 회장을 뽑아야 하는 순간을 맞았다. 계열사까지 6만여 명의 임직원이 보유한 역량이 있지만, 초연결사회의 핵심인프라인 5G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ICT)-산업생태계와 협력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수다. ICT, 통신산업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도는 말할 나위 없는 자격이다.

역대 KT의 사장 또는 회장 중에는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일했거나 혹은 퇴임 후 장관직을 맡은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KT의 CEO가 정부와 코드가 맞는 장관급 인사가 자리하는 곳이라는 인식도 있다.

역대 CEO 선출 과정에서도 당시 정권의 개입이 있다는 뒷말 역시 파다했다. 물론 정부와 뜻을 같이하는 경영진이 있다면 회사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인사권 자체를 정권에 넘겨주고, 이번 정권이 끝나는 3년 뒤에 다시 물러날 회장이라면 오지 않는 것만 못하다.

통신산업은 시장의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정부가 개입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다만 그것은 정책 수준에서만 작동해야지 정부가 경영까지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항간의 우려처럼 KT의 CEO가 회사의 이익이 아닌 정권과 대선캠프 참여자들의 논공행상을 위한 것이라면, KT의 능력은 20세기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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