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메모리 주력 상품인 D램 고정거래가격(계약가)이 두 달 연속 보합 흐름을 이어갔다.
메모리 시장의 극심한 불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최근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 2133MHz PC 범용 제품 기준) 9월말 고정거래가는 전달과 동일한 2.94달러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하락세가 멈춘 것인데, D램 가격은 올해 들어 5월 한 달을 제외하면 내리 두자릿수 하락세를 나타냈다.
9월말 현재 D램 가격은 1년 전 반도체 호황 최고점인 8.19달러 대비 64% 떨어진 상태다. 현재 가격 수준이 2017년 이후 이어진 반도체 호황 이전 최저점 수준임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악화를 이끈 가격 급락세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메모리 고객사를 이루는 PC, 스마트폰 등 세트·부품업체들의 평균 재고량은 5~6주분으로 추산됐다. 지난 3분기 들어 시장 전반의 재고량이 2~4주분으로 상당 부분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의 재고 소진으로 메모리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된 것이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막은 것"이라며 "연말까지 이들 업체들의 전반적인 재고량이 정상 범위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회복세가 보다 일찍 나타났다. 지난 6월부터 가격이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지난 9월말 기준 4.11달러를 기록했다. 3개월 전보다 4.5% 올랐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력 품목이 D램 중에서도 서버용 고사양 제품이다. 당장의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서비스 업체들의 대규모 클라우드 서버 및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투자가 아직까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메모리 가격의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과 함께 서버용 시장의 주축인 인텔의 신형 CPU가 내년 초 출시되는 점도 투자 지연의 이유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판가는 1분기보다는 크게 줄어든 완만한 하락폭을 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장의 경우 V자형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D램은 아직까지 회복 국면이라고 말하긴 이르다"며 "본격적인 반등은 내년 초부터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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