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유명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내한 경기 결장 논란이 축구 게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호날두의 소속 축구팀인 유벤투스와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코나미의 '위닝 일레븐(PES)'은 일본 불매 운동에 더해 유벤투스 불매까지 겹치면서 성난 이용자들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반면 경쟁 게임인 '피파' 시리즈는 이에 따른 반사 이익를 기대하는 눈치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오는 9월 10일 국내 출시 예정인 코나미의 'e풋볼 PES 2020' 불매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PES 2020이 일본 게임사의 개발작인데다 유벤투스 관련 라이선스를 독점적으로 활용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앞서 코나미는 지난 17일 호날두가 소속된 이탈리아 축구팀 유벤투스와 e풋볼 PES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이번 계약을 통해 코나미는 PES에 유벤투스 공식 유니폼 및 페이스 모델링, 스타디움 등을 독점 사용하기로 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벤투스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일부 국내 이용자들은 PES가 일본 기업의 게임인데다 최근 논란이 된 호날두 및 유벤투스의 독점 라이선스를 활용하고 있다며 잇단 불매를 선언하고 나섰다.
◆호날두 소속팀 유벤투스 불매 확산…왜?
이번 유벤투스 불매 운동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과의 친선경기에 출전하기로 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장하면서 시작됐다.

호날두의 소속팀인 유벤투스 측은 결장 이유로 호날두의 부상 등을 들었지만, 이탈리아로 돌아간 호날두가 훈련을 받고 있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국내 팬들을 기만했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또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이 "호날두가 뛰는 것을 보고 싶으면 비행기 값을 내줄테니 이탈리아로 오라"고 한 발언 등이 국내에 뒤늦게 알려지면서 팬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더해 유벤투스 측이 잇따라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매 운동 움직임이 확산됐다. 한국 정부에 경제 보복 조치를 단행한 일본 정부에 불매 운동으로 대응하고 있듯, 국내 팬들을 기만한 유벤투스 측에도 불매로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일본 게임사의 게임이자 유벤투스 관련 라이선스를 독점적으로 활용하는 코나미의 PES가 두 가지 불매 운동의 교집합 격으로 떠올랐다. 다만 코나미 측이 이 같은 국내 정서를 고려해 출시일을 변경할지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PES의 국내 유통사인 유니아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피파 시리즈는 전화위복?…조용히 웃는 EA
경쟁 게임인 EA의 피파 시리즈는 PES의 겹악재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EA는 코나미가 유벤투스 라이선스 독점권을 가져가면서 '피파 20' 등 향후 피파 시리즈에서 유벤투스라는 이름은 물론 유니폼, 홈 구장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바 있다. 표지 모델인 호날두도 교체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호날두 결장 사태로 인해 유벤투스에 불매, 향후 출시될 PES 대신 피파 쪽으로 돌아서겠다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당초 예상됐던 국내 이용자 이탈 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한 이용자는 "호날두 노쇼 여파로 인해 피파로 대동단결하는 팬들이 늘고 있다"며 "유벤투스와의 라이선스 계약 종료, 호날두 표지 모델 교체 등으로 인해 피파와 PES를 고민할 가치도 없어졌다"는 글을 온라인 상에 게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 운동에 이어 유벤투스 불매 운동이 이어질 줄 누가 알았겠냐"며 "피파가 유벤투스를 놓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팬들이 실망이 큰 만큼 불매 운동이 지속된다면 적어도 국내에서는 향후 EA가 내놓을 피파 시리즈의 인기에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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