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공인회계사(CPA) 2차시험 문제 일부가 서울의 한 사립대 CPA시험 준비반(고시반)에 유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 측은 '유출 의혹이 제기된 문제는 일반적인 법규 내용을 묻는 수준이며, 시중 교재에서도 다루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공인회계사 시험문제 유출 의혹 수사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지난 5일 올라왔다. 해당 청원글은 게재된지 3일 만인 이날 오후 10시 기준, 539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지난달 말 실시된 제54회 CPA 2차시험 문제 중 일부 과목의 문제가 특정 대학 고시반 학생들에게 사전에 모의고사와 특강 형식으로 배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CPA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은 현직 회계사와 시험 준비생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처음 제기됐다.
해당 카페에는 서울 시내 A대학 고시반에서 출제된 모의고사 자료와 실제 시험문제 간 유사성을 지적하는 게시물이 여러 차례 올라온 바 있다.
또 이 대학 고시반이 주관한 특강에서 나온 내용과 실제 출제 경향이 상당히 일치한다는 의혹도 나왔다.
청원인은 "현재 댓글을 통해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들이 제기되고 있으며 문제 제기에 대한 답변 없이 묻혀버린다면 공인회계사 시험의 신뢰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정직하게 공부하는 수험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의혹을 국민청원에 제기하는 것은 정직하게 밤낮없이 눈물을 흘리며 공부하는 수험생의 노력을 짓밟고 시험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세력을 발본색원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혹과 관련해 공인회계사 시험 주관기관인 금융감독원 측은 "유출 논란 문제 내용은 일반적인 법규 내용을 묻는 유형이며, 기출문제 및 대부분의 시중 교재에서 다루고 있는 사항으로 특정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인회계사시험 관리는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며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다음은 청와대 국민청원글 전문이다.
공인회계사 시험문제 유출 의혹 수사 부탁드립니다.
2019년 6월 29, 30일 양일간 실시된 제54회 공인회계사 제2차시험 문제 중 일부 과목의 문제 중 일부가 특정 대학교 회계사고시반 학생들에게 사전에 모의고사와 특강 형식으로 배포 됐다는 주장이 있어서 국민청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 시험문제 유출 의혹은 다음의 '*****'라는 카페에 그 대학 학생으로 추정되는 회원의 "그 S대 감사문제"라는 글을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만약 그 글의 내용이 단순한 풍문에 불과했다면 지나가는 글로 끝났겠지만, 시험문제 유출을 뒷받침할만한 여러 주장과 과거의 비슷한 의혹들이 나오면서 의혹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규칙과 법을 준수해야하는 공인회계사를 선발하는 시험에 이러한 불법이 일어났다는 의혹이 많은 고시생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유출을 주장하는 타 대학생들의 손에는 그 고시반 모의고사의 실물이 현재는 없기때문에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수사를 촉구하기 힘들다는 점 알고 잇습니다. 하지만, 현재 댓글을 통해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들이 제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험의 특성상,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한 답변 없이 또다시 묻혀버린다면 공인회계사 시험의 신뢰도가 급격하게 떨어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정직하게 공부하는 수험생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단순히 숫자가 사건의 경중을 판단하는 증거는 되지 못하지만 공인회계사 수험생은 시험을 응시한 수험생 기준 2019년 1차 8.512면, 2차 3,067명으로, 만약에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전에 발생했던 특정고등학교 학교 시험 문제 유출사건때보다 더 많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문재인정부가 핵심 가치로 삼고있는 기회의 평등과 절차의 공정을 심하게 훼손할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이 청원을 보시고도 그냥 넘어 가시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비록 이전에 비슷한 의혹들이 수없이 묻혔을 지라도, 이제는 아무리 작은 의혹 일지라도 사안에 따라서는 진지하게 접근하는 노력을 보여주시는 문재인 정부를 기대합니다.
참고로 이러한 의혹을 공개적인 국민청원에 제기하는 것은 악의없이 문제가 되고있는 그 모의고사를 풀고 시험장에 들어간 학생을 탓하기 위해서가 아닌 정직하게 밤낮없이 눈물을 흘리며 공부하는 만명에 가까운 공인회계사시험 수험생의 노력을 짓밟고 시험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세력을 발본색원하기 위함임을 알려드립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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