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국내의 각종 규제를 피해 해외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자리수로 따지면 연간 4만2천명 규모의 투자 수치다. 이에 정부가 기업환경 개선을 통해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린 기업들을 다시 국내로 되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제조업 해외투자 증가율이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의 2배를 넘어서며 제조업종에서만 직간접 일자리 유출 규모가 연간 4만2천명에 달한다. 일자리수 수치는 각 년도 제조업 직접투자 순유출액에 취업유발계수를 곱해 직간접 일자리 유발효과를 추정했다.

한경연은 국내 투자를 저해하는 각종 기업 규제를 그 원인으로 제시하며 기업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외 투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의 해외투자 증가 속도가 국내 설비투자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99조7천억원이었던 국내 설비투자 금액은 2018년 156조6천억원으로 연평균 5.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조업종의 해외 직접투자 금액은 51억8천만 달러에서 163억6천만 달러로 연평균 13.6% 증가했다.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의 2.7배에 달한 것이다.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2016년 이후 다시 마이너스(-1.6%)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도 16.1% 감소하며 2009년 1분기(-19.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일자리 유출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18년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FDI, 171억1천만 달러, 도착기준)와 해외직접투자(ODI, 497억8천만 달러, 투자금액 기준) 금액 중 제조업은 각각 69억8천만 달러, 163억6천만 달러였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접투자 순유출로 제조업에서만 직간접 일자리가 연간 4만2천명(누적 41만7천명) 유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광업을 제외한 전산업 기준으로는 지난 10년 간 직접투자 순유출로 인한 직간접 일자리 손실이 연간 20만5천명에 달했는데, 이 중 서비스업이 14만4천명, 제조업이 4만2천명, 기타산업에서의 1만9천명의 일자리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서비스업 분야의 일자리 유출 규모도 상당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제조업의 일자리 손실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7년 기준 한국과 GDP 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스페인과 비교한 결과, 직접투자 관련 수치가 한국만 나홀로 역행했다. 2018년 5개국의 GDP 대비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투자 비중 비교 시, 10년 전(2009년) 보다 감소한 국가는 한국(-0.1%p)이 유일했다.
또한 GDP 대비 순투자(외국인직접투자-해외직접투자) 비중도 2009년에서 2018년 사이 호주 2.5%p, 스페인 1.0%p, 이탈리아 0.3%p, 캐나다가 0.6%p 상승할 동안 한국만 -0.9%에서 -1.5%p로 0.6%p 감소했다.

한국의 높은 규제 장벽이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OECD의 ‘FDI 규제 지수’는 외국인의 지분 제한, 외국인투자에 대한 차별적 심사 또는 사전승인 제도 여부, 임원의 국적 제한 등 외국인투자(FDI) 관련 제도를 나라별로 평가한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규제강도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한국은 지난해 0.135로 OECD 36개국(OECD 평균 0.065) 중 31위를 차지했다. 또한 IMD가 발표한 기업 관련 규제 순위(19)에서도 63개국 중 50위를 차지하며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로 하락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 실장은 “해외투자의 증가가 국내 투자 감소로 반드시 이어진다고 할 수 없지만, 국내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해외로의 투자 유인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투자자에게도 한국의 각종 기업 관련 규제가 투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기업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적극적인 규제 완화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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