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천막 철거와 관련,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을 겨냥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세력'이라고 말했다. 이에 홍문종 무소속 의원은 이에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은 놔둔 것을 언급하며 '형평성 문제'를 언급했다.
박 시장은 26일 오후 KBS1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사람에게는 민주주의를 적용할 수 없다. 독일의 나치가 합법적 방법으로 집권한 뒤 한 법철학자가 상대성 원리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했다"며 "일상적으로 폭력이 횡행하고 철거 과정에서 수십명이 다치고 중상을 입었다. 쇠파이프를 휘둘러놓고 저러면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흘렸는데 엉뚱한 사람들이 누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독재 치하에서 싸울 때는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누리도록 하자는 것이었다"며 "폭력집단을 구할 수는 없다"고 우리공화당을 에둘러 비난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광장은 시민의 것이다. 계고한대로 (공화당이) 철거 안하면 곧바로 철거에 나설 것"이라며 "이런 폭력사태를 용납하지 않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홍문종 무소속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서울시가) 강제철거 비용을 청구하겠다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2억원을 들여서 문신 새긴 용역회사 직원을 동원해 애국시민의 공론장을 파괴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세월호는 4년 6개월 동안 (광화문광장에서) 집회 시위를 했다. 형평성에 안 맞는 일을 시장이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원래 민주주의는 민원이 많고 불편하다. 세월호 민원과 불편은 견뎠으면서 왜 우파 텐트에 몰상식한 일을 하는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시장은 서울시민의 시장이다. 우파든 좌파든 모든 시민의 시장"이라며 "우파 국민이 말할 공간을 세금을 낭비하면서 철거하는 것은 편향된 시정 집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저렇게 폭력을 상습적으로 쓰면서 광화문광장을 폭력과 난리법석으로 만드는 집단과 (세월호 천막을) 동일선상에서 얘기하는 게 창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세월호 천막과의) 형평성을 얘기하는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천막과 일상적 폭력이 횡행하는 천막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47일간 설치했던 천막을 지난 25일 새벽 강제 철거했다. 천막 2동과 그늘막 1동을 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에 서울시 직원 570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명, 소방 인력 83명, 경찰 24개 중대 1500명이 투입됐다.
철거가 시작되자 공화당 당원과 지지자 약 400명은 팔짱을 끼고 천막 앞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몸싸움이 이어졌고 42명이 다쳤다. 경찰은 용역업체 직원 1명과 공화당 지지자 2명을 각각 특수폭행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은 이날 낮 12시 반경부터 오후 4시경까지 원래 천막이 있던 곳에 천막과 그늘막 등 10동을 다시 설치했다. 서울시는 행정대집행 비용 약 2억원과 광장 무단 사용료 220만원을 우리공화당에 청구할 방침이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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