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서울 관악구 관악로14길 인근에 있는 '샤로수길'은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핫플레이스 사이에서도 특색있기로 손꼽힌다. 샤로수길 명칭은 압구정 '가로수길'과 서울대학교의 상징이자 정문의 '샤'모양의 구조물을 합친 데서 비롯됐다.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유래된 잠실 송리단길(송파동+경리단길)과 같은 맥락이다.
샤로수길은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2번출구로 나와 직선방향으로 180m가량 걸으면 올리브영 서울대입구점과 스타벅스 서울대입구역 리저브매장(예정) 사이에서 시작된다. 샤로수길은 낙성대 인헌초등학교까지 이어지며 골목상권은 약 740m의 길이에 달한다. 흔히 알려진 샤로수길 메인도로를 제외하고 현재는 샤로수길을 중심으로 앞뒤로 위치한 이면도로가 상권 영향권에 포함된다.
샤로수길이 위치한 곳은 원래 시장 골목에 불과했다. 시장을 끼고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이 촌을 이루고, 목욕탕과 소규모 슈퍼마켓, 옷수선 가게, 세탁소 등이 자리했다.
관악구 내 대학교를 졸업한 박 모 씨는 "2008년 학교에 입학했을 때와 비교해 지금의 샤로수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라면서 "그때만 해도 말 그대로 전통시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골목이었다. 가끔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현 샤로수길에 있는 철물점을 종종 방문하는 정도였다. 요즘은 녹두(신림)에서 열던 개강파티나 종강파티 등의 모임을 샤로수길에서 하는 학과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샤로수길은 저평가된 관악구 부동산 시장의 저렴한 임대료와 대학생·사회초년생·직장인 등의 배후수요를 바탕으로 소규모 음식점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시작됐다. 2014년 관할구청인 관악구에서 '샤로수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홍보에 나서면서부터 대표 핫플레이스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10년 중반 이후로 샤로수길에는 수제버거집 '저니', '다이닝펍샤' 등의 소규모 음식점들이 문을 열었다.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가면 여유가 조금 남는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개성 있는 세계 각국의 음식점들과 카페들이 생겨나면서 점차 입소문을 탔다.
무엇보다 서울시 내 수많은 '~길' 중에 샤로수길이 특이한 상권으로 선정되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낙성대시장과 1인 가구가 거주하는 원룸촌을 배경으로 다양한 국적의 음식들을 판매하는 가게, 카페 등이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조성했기 때문이다. 샤로수길은 개성 넘치고 화려한 네온사인과 두부, 참기름을 파는 샤로수길 터줏대감 식료품점이 조화를 이루고, 세련되고 감각적인 가게들 사이사이로 오래된 주택과 원룸촌이 공존하고 있다.
샤로수길은 최근 3~4년 사이 크게 알려지며, 개성있는 자영업자들이 주를 이뤘던 골목상권에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점차 생겨나는 추세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역을 잇는 큰 길에서 아파트 단지 쪽으로 두 블록쯤 인접한 골목상권에 위치하고 있어 오피스상권과 주택가 상권이 혼재해 접근성이 좋고 아이템만 문제없다면 창업자는 고객유치가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면서 "수제버거, 수제피자 등 20대 여성들이 좋아하는 개성이 강한 작고 아기자기한 각각의 특징을 겸비한 점포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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