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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직격탄 맞은 분양시장…때아닌 '현금부자 잔치' 열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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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9억원 이상 중도금 대출 불가 "서민 받을 수 있는 수준 아냐"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각종 부동산 규제 직격탄을 맞은 아파트 분양시장에 때아닌 현금 부자 잔치가 열렸다. 9·13 대책 이후 변경된 청약제도에 따라 잔여 가구 배정을 위한 '사전 무순위 추첨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사전공급신청 접수가 허용돼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제'는 정식 청약 접수전에 미리 미계약분에 대비해 '사전 예약'을 받는 제도다. 이전까지 미분양, 부적격자 물량 등으로 인한 잔여가구 추첨은 건설사 재량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사전공급신청 접수가 허용되면서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시스템에서 사전 신청 청약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한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가 신청할 수 있다. 당첨·미당첨 모두 추후 청약을 하는데 통장 제약이 없다. 즉, 당첨이 되더라도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추후 다른 단지 청약에 통장을 사용 할 수 있으며, 유주택자·다주택자 모두 제약없이 분양받을 수 있다. 건설사는 사전 또는 청약마감 이후 시점을 선택해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무순위 청약자격 세부내용. [사진=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무순위 청약은 청약과정을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실시됐다. 부적격자 발생 또는 미분양으로 인한 미계약분이 발생하면 건설사들이 모델하우스 현장에서 선착순이나 인터넷 추첨으로 분양했다. 건설사 재량으로 진행되던 미계약분 추첨이 과열양상을 띄고 투명성 논란이 제기되자, 무순위 청약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대출, 전매 등의 기준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 도입으로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미계약분에 대한 당첨 기회를 얻을 수 있어 논란이다. 고분양가를 감당 할 수 있을 정도의 여력만 되면 누구나 잔여물량에 대한 분양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분양가 9억원 이상의 고가단지들도 사전 무순위 청약 접수를 받으면서 시장의 이목이 자연스레 집중되고 있다.

방배그랑자이 단지 배치. [김서온 기자]

GS건설의 '방배그랑자이(2021년 7월 입주예정)'는 2일부터 3일까지 사전 무순위 청약 신청을 받는다.

단지는 올해 강남권 첫 분양 단지로 3.3㎡당 분양가는 4천687만원이다. 전용면적별로 분양가는 상이하지만, 전용 59㎡~84㎡까지 최저 10억 1천200만원에서 최고 17억3천600만원대로 책정됐다. 2021년 7월까지 전매가 금지된다.

단지는 전체 758가구로 조성되며 일반분양은 256가구다. 전용면적 59~84㎡로 구성돼 있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입지로, 지하철 2·4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사당역도 인근에 있다. 지난달 서리풀터널이 개통되면서 방배동의 부동산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있다.

방배그랑자이의 분양가는 단지 준공일자와 입지에 따라 다르지만, 주변시세와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수준이다. 서울시 부동산거래정보에 따르면 방배그랑자이와 인접해 있는 '방배롯데캐슬아르떼(2013년 11월 입주)' 전용 84㎡는 지난달 17억2천500만원애 실거래됐다.

업계 관계자는 "9억원이 넘는 고분양가 단지가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에 사전 무순위 청약제를 신청하는 수요자들은 대부분 자금력이 뛰어나거나 다주택자일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 "일반 서민이 강남권 10억대가 훌쩍 넘는 단지에 무순위 청약 신청하기에는 무리일 수 밖에 없다. 강남 아파트라는 배경에 아무런 청약요건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 대상자는 자연스레 한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전·사후 무순위 청약제도 도입 단지. [사진=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지난달 8~9일 처음으로 사전 무순위 청약제 도입에 나선 '한양수자인구리역(2021년 7월 입주예정)'은 4천15명이 사전 무순위 청약을 신청했다. 이는 1순위 당해 지역 청약 94가구 모집에 990명이 신청한 것과 비교해 4배가 많은 수치다. 단지 평균 분양가는 3.3㎡당 1천780만원이다

이어 지난달 10~11일 사전 무순위 청약을 시행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2023년 5월 입주예정)'에는 1만4천376명이 몰렸다. 1순위 당해지역 청약자 수는 4천857명으로 사전 무순위 청약자수가 3배가 달한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2천57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화된 규제로 1순위 당해지역 부적격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가 건설사 재량으로 이뤄졌던 미계약분 추첨을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를 통해 인터넷접수로 투명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현금부자를 위한 제도라는 의견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 "청량리, 구리, 방배 등에 이어 이달 말 분양 예정인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등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지역의 신규 분양 단지들도 사전 무순위 청약제를 실시하면서 그들만의 리그가 조성될 될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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