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개발비를 비롯한 무형자산 인식이 감소하는 등 관련 공시수준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당국은 이들 기업의 R&D 관련 회계 현황을 보다 자세히 공개하도록 기준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과도한 개발비 자산인식 논란에 대한 그간의 감독활동 결과, 회계처리 관행의 제대로 된 정착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제약·바이오 기업 185개 상장사의 개발비 회계처리 실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이들 제약·바이오 기업의 R&D 회계처리 주석 모범사례를 안내한 데 이어 해당 감독지침을 발표하고 계도조치 및 감리지적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 "평균 개발비 자산화 비율 감소 경향"
금감원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균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R&D 투자의 꾸준한 증가에도 감소하고 있다.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당기의 R&D 관련 지출 중에서 개발비(무형자산)로 계상한 금액의 비율로, 지난해 이들 제약·바이오 기업 185개 상장사의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평균 16.4%로 전기(19.6%) 보다 3.2%p(포인트) 하락하는 등 최근 2년간 감소했다.
김정흠 금감원 회계기획감리실장은 "지난 2014~16년은 지나친 개발비 자산화 등 기존 회계처리 관행에서 R&D 지출 증가에 따라 매년 개발비 자산인식도 증가했지만 2017~18년의 경우 R&D 지출이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개발비 자산 증가는 축소되는 등 개발비 자산화 비율이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들이 R&D 지출에 대한 개발비 자산인식 요건 적용을 이전과 달리 보다 신중하게 처리하는 데서 기인한 것이다.
특히 이 자산화 비율이 업종 평균치인 16%를 초과하는 회사의 비중은 2018년 15.7%(29사)로 전기 25.4%(47사)보다 감소하는 등 개별회사 수준에서도 개발비 자산화가 둔화세를 보였다.
이들 제약·바이오 기업 185개 상장사 중 개발비 계상회사는 79사(전기 92사), 잔액은 1조3천200억원(전기 1조5천500억원)으로 회사수 및 금액이 모두 감소했다. 개발비 잔액이 비교적 큰 1백억원을 초과하는 회사는 2018년 9사(2017년 21사)로 줄어드는 등 회사별로도 잔액수준이 축소됐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개별 회사 R&D 활동의 위축 없이 회사별 개발비 잔액만 감소하는 등 개발비 규모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해석했다.
◆ 주석공시도 개선, 개발비 인식기준 구체화 특징
개발비 인식기준 등 주석공시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비가 중요해지면서 개발비의 자산인식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시한 회사는 2018년 64.7%(전기 50.0%)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개발비 잔액이 있는 회사 중에서 개발비 인식기준을 구체적으로 공시한 회사 비중은 2018년 51.9%로 전기(35.9%)에 비해 16.0%p 증가했다.
금감원은 이들 기업의 개발비 자산 인식시점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발표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감독지침'을 준용해 공시됐고 일부 조건부 판매허가 등 회사별 사정에 따라 인식시점을 달리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개발비를 보유한 79사 중 53사(67.1%)는 금융당국 지침의 모범사례에 맞춰 개발비 상세내역을 공시하는 등 기존보다 공시수준이 향상됐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실제 이들 기업 중 22사의 주석 공시는 당국의 모범사례 양식과 동일하고 31사는 유사한 형태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비 잔액 기준으로는 96.7%(1조 2천771억원)가 모범사례에 따라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업 중 34사는 과거 재무제표 재작성을 통해 개발비 자산인식 관련 오류를 수정하고 개발비를 감소시켰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과도했던 기존 개발비 자산인식 관행이 점차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약·바이오 기업의 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우려가 대체로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약·바이오 기업의 개발비 자산인식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R&D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와는 달리 올바른 개발비 회계처리 관행 형성이 R&D 투자의 저해를 초래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최근 2년간 R&D 지출 대비 매년의 개발비 자산인식 금액이 줄고, 개발비 잔액도 경제적 효익 유입가능성 등을 따져 감소되는 등 개발비 회계처리 관행이 제대로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코스피 44사, 코스닥 113사, 코넥스 28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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