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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美 CES 현장에서 'T로밍·전화'직접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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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로밍 미주패스 3GB 쓰다 활용하니 '부담↓품질↑'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이통사가 지난해 로밍 요금제를 대대적으로 손봤다. 실제로 해외에서 써보면 차이가 클까.

그간 이런저런 핑계로 5년전 가입한 로밍 요금제를 그대로 써오다 이번 미국 CES 2019 출장을 계기로 달라진 로밍제를 체험해 보기로 했다.

불과 5년전만 해도 로밍 데이터 요금제는 속도제한을 걸되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일의 특성상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고 와이파이가 안되면 테더링을 써야 하기에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이렇게 가입한 요금제가 T로밍 원패스였다. 하루 기준 9천900원을 내면 100MB의 3G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소진시 속도제한으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100MB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자정 기준 과금이었기에 출장지 입출국때 와이파이로 버티다 데이터 로밍을 켜고 끄기를 조율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가입했던 T로밍 원패스는 기본용량이 200MB로 올라가고, 3G와 LTE를 혼용하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최근에는 원패스 300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기본용량도 300MB로 올랐다.

주위에서는 로밍비용을 아끼려고 와이파이 라우터를 빌리거나, 현지 유심용으로 여분의 스마트폰을 들고 오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하나 시도하기에는 과정도 복잡하게 느껴졌고, 굳이 전환할 동기부여도 부족했다.

그 사이 카카오톡이 인터넷전화(mVoIP)를 활용한 '보이스톡'을 내놨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대부분 음성통화는 보이스톡을 이용했다.

프리로밍으로 전환되면 발신화면도 '프리로밍' 테마로 전환된다
프리로밍으로 전환되면 발신화면도 '프리로밍' 테마로 전환된다

◆ T전화 음성통화 무료, 파괴적 효용성에 '엄지척'

이번에 로밍 요금제를 손보겠다고 결정한 것도 비용 때문이다. 이번 출장은 4박 7일. 4만9천500원. 출장이 길어지면 6만~7만원씩을 냈다. 상당히 부담스럽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T로밍 미주패스 3GB'를 출시한 바 있다. 곧바로 기존 로밍을 해제하고 미주패스로 갈아탔다.

기존 로밍요금으로는 5일간 쓰니 4만9천500원에 1.5GB 데이터. 'T로밍 미주패스 3GB'는 30일간 3GB를 쓸 수 있다. 일단 하루 아끼자고 자정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사용기간이 길고 가격도 저렴하고 용량이 2배니 선택안할 이유가 없었다. T월드에서 시작일을 설정해 가입을 마치고 캐리어에 짐들을 담기 시작했다.

로밍 요금을 손봤던 또다른 이유는 T전화로 가능한 무료 음성통화 때문이다. 데이터도 그렇지만 음성통화도 비싸기 때문에 잘못하면 요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 이 탓에 '보이스톡'에 기댈때가 많았다.

실제로 T로밍 T전화 음성무료 지원은 경유지에서부터 효과를 발휘했다. 라스베이거스로 가기 전 시애틀을 경유해야 했는데, 입국 심사를 받고 캐리어를 챙겨 재수속을 밟는 도중 일행과 길이 엇갈려 헤어지게 된 것.

트램을 타고 보딩 게이트로 넘어가면 만나겠거니 했지만 생각과 달리 길을 헤맸다. 그 사이 전화가 걸려왔다. 한국에서 때와 마찬가지의 익숙한 통화대기 화면이 떴다.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때마침 '하루 3분 무료 음성로밍'이 떠올라 일단 받았다.

서로가 있는 곳을 설명하다보니 통화시간이 꽤 길어졌다. 3분이 넘어가니 요금 걱정에 속이 탔다. 그러다 머릿속 말이 그대로 나와 버렸다. "T전화로 거신거에요?" 대답은 "응. 그거야"

만나자마자 로밍 얘기부터 꽃을 피웠다. 그는 T전화가 무료 음성통화라는 걸 최근에 알아 '미주패스 6GB'에 가입했다고 한다. 이번 통화가 로밍 상황에서 첫 T전화 시도인 셈이다.

당시는 정신이 없어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전화를 걸 때 '프리로밍' 테마 화면이 뜬다. 받을 때는 기존과 같지만 하단에 옆으로 밀기 화살표가 기존 색과 다른 '파란색'으로 바뀐다. 이렇게 나와야 T전화 '프리로밍'이라는 뜻이다.

T전화에 활성화되지 않았던 '프리로밍'이 적용되면서, 상단 테마도 로밍으로 바뀐다. 현재 쓰는 데이터 사용량이 바로 표시되기 때문에, 때마다 열어 현재 남은 데이터를 측정하기도 했다.

T전화 프리로밍 설정화면
T전화 프리로밍 설정화면

◆ 기존 번호 그대로 사용, 친구 추가 필요없어

T전화의 효용성을 알고나니 당장 요금 걱정이 사라졌다. 호텔에 도착하자 마자 필요한 전화부터 걸었다.

예전에는 메시지나 보이스톡 부터 썼다. 보이스톡을 쓰면 발신자나 수신자나 낮은 통화 품질 탓에 "여보세요"나 "들리세요"를 반복하기 일쑤지만 이 대사부터 확 줄어든다. 네트워크 상태가 좋을 때는 바로 받기도 한다.

일행과 일정 조율을 위해 로비에서 만나자 시간 약속을 한 뒤 캐리어 짐을 정리했다. 시간이 돼 로비로 내려갔다. 만나기로 한 상대방은 언제나처럼 스마트폰 2개를 탁자에 꺼내놓았다. 하나는 한국, 다른 하나는 현지 유심폰이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또 로밍 얘기부터 시작했다. 그는 다음부터는 스마트폰 하나만 가져와도 된다며 놀라워했다.

T로밍에 음성무료 T전화를 쓰면 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두 개 폰을 가져올 때 한국폰은 수신용으로 쓰고 발신은 현지심폰으로 쓰게 된다. 데이터는 현지심폰의 데이터를 한국폰에 테더링해 쓰는게 보통이다. 이럴 필요가 없어진 것.

현지 유심을 사용하면 기존 번호를 쓰지 못하기 때문에, 따로 스마트폰을 하나 더 들고 다녀야 한다. 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쓰니 연락처를 따로 넘길 필요도, 중요 문서를 미리 공유해 놓을 필요도 없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공항에서 처음 만난 업체 관계자와 급하게 연락할 때도 T로밍 전화가 효과를 발휘했다. 기존 보이스톡의 경우 전화번호 저장하고 친구 추가 새로고침을 눌러 뜰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즉, 가입자들끼리만 전화가 가능했다. T전화는 친구가 아니더라도 상대방이 T전화 앱을 깔지 않아도 바로 전화번호를 눌러 통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통화품질이 탁월하다는 게 강점이다. 기존 음성로밍은 해외 음성망이 국제망으로 교체돼 국내 망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보이스톡은 해외 데이터망에서 국제로 다시 한국의 망으로 갈아탄다. T로밍의 T전화는 이 망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쓴다. 해외 데이터망에 국제 데이터망으로 갈아탄 후 국내로 들어올때는 음성망(HD 보이스)로 바꿔준다.

통신사이기에 가능한 조합이다. 보이스톡과 같은 mVoIP를 통해 고가의 음성로밍비를 데이터비용으로 전환하면서도 국내는 한국에서 통화하는 것과 같이 저렴한 음성 전용망으로 교체해 통화품질을 높이는 것.

VoLTE인 HD보이스는 더 높은 품질의 HD 음성통화가 가능하다. AMR-WB(WideBand) 압축방식이 도입돼 전송대역폭이 2배 더 늘어났다. 기존보다 음질은 40% 수준으로 높아졌다. 3G 음성통화 대비 2.2배 더 넓어진 주파수 대역폭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생한 음질을 보여준다. 3G는 사람의 목소리인 300~2천400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지만, VoLTE는 50~7천Hz까지 사용한다. 더 많은 음성 데이터를 통해 보다 풍부한 소리를 들려준다. 통화 연결도 기존 5초에서 2초 수준으로 줄어든다.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라스베이거스 공항서 확인한 T로밍 상태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라스베이거스 공항서 확인한 T로밍 상태

◆ 상대방이 다른 이통사 로밍요금제 쓰면 수신료 부과돼

물론 T로밍 T전화가 모든 상황에 통용되지는 않는다. 앞서 언급한 망 교체를 통해 통화품질을 올렸으나 그에 따른 제약도 존재한다.

T로밍의 T전화를 쓸 때 핵심은 발신자다. SK텔레콤 발신자가 T로밍에 가입해 있는 상태라면 T전화 앱으로 한국에 있는 지인, 또는 상점, 또는 ARS에 걸어도 무료다. 발신자가 T전화를 쓰면 상대방이 T전화 앱이 없어도 문제없다. 또는 미국의 이통사를 쓰는 현지인과 걸때도, 현지 상점에 걸때도 무료다.

다만, 여기에 한단계가 더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가령 이번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이 미국 현지에 있는데 다른 이통사 로밍서비스를 쓴다면 수신료를 물 수 있다.

즉, T로밍 T전화를 쓰더라도 상대방이 기존 방식이 아닌 부가 서비스인 로밍으로 연결되기에 수신료가 책정되는 것. 이렇게 되면 사실 T로밍 발신자는 음성통화가 무료지만 상대방이 로밍 과금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고려 대상이다.

이 밖에 한국에서 HD 보이스를 쓸 수 있는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이어야 한다. 해외 아이폰이나 해외 LTE만 쓸 수 있는 단말은 제외된다. T전화는 안드로이드는 7.0버전부터, 아이폰은 6.0버전부터 이용할 수 있다. T전화 로밍통화는 mVoIP 기반으로 기존 착신전환이나 소리샘 등 일반 음성통화 부가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는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자 마자 실시간 과금부터 확인해봤다. 로밍현지수신통화료는 8천299원, 로밍데이터통화료는 0원, T로밍 미주패스 3GB로 3만원(부가세 제회)이 과금된 것을 확인했다. 자동안심 3분 무료로 6천552원이 할인됐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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