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 선대본부장이 지난 13일 밤 유시민 의원, 문성근씨 등과 함께 채팅 회의를 하던 중 나온 박정희 전대통령 관련 발언 등은 본인이 한 것이 아니라며 해명, 사과했다.
신 선대본부장은 15일 문제의 말은 보좌관이 대신 채팅을 하다가 쓴 것이며, 이에 대해 문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신 선대본부장과 유 의원, 문씨 등은 13일 밤 11시부터 인터넷 사이트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에서 총선 관련 회의를 열었다. 서프라이즈 서영석 대표가 진행을 맡은 가운데 이들은 총선 정국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얘기하고, 남은 기간 동안의 선거운동 방향을 모색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신 선대본부장 이름으로 나온 박 전대통령, 언론에 대한 대응 관련 발언이 문제가 됐다.
문씨가 "12일 정형근이 박근혜 연설이 끝나자 다음 대통령으로 박근혜를 모시자"라고 했다고 말하자, 신 선대본부장 이름으로 "누가 한 말인데, 박정희씨에게 손녀가 없는 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말이 나온 것.
이와 함께 "이번 선거 때 중앙당을 지키고 있으면서 사실 어느 신문 인터뷰 거절하는 일이 아주 큰 일 중 하나였다"라는 발언도 문제가 됐다.
동아일보 등이 이 채팅 회의와 문제의 발언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자, 신 선대본부장이 15일 진화에 나선 것이다.
신 선대본부장은 "중간에 떠났고, 보좌관이 채팅을 계속했다"며 "보좌진을 믿고 대화를 맡긴 실책과 이에 관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채팅을 대신했다는 김모 보좌관은 "신기남 의원이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을 정도로 선거 기간 중 몸이 심하게 아팠기 때문에 늦은 시간 계속 채팅을 하겠다는 것을 만류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채팅 중에 언급된 발언은 본인이 자의적으로 한 것"이라며 "모든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신 선대본부장과 5년 동안 함께 했다는 김 보좌관은 바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사이버 공간이라고 해서 공적 의미를 갖는 회의의 절반 이상을 보좌관에 떠맡긴 신 선대본부장 또한 어느 정도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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