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활용이 증가하면서 라이선스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라이선스 분쟁으로 기업 이미지뿐 아니라 금전적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오픈소스 SW 활용은 더욱 증대될 전망이어서 분쟁 요인 확대 등이 우려된다.
오픈소스 SW는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어 이를 활용한 기술·제품 개발시 시간 단축, 비용 절감, 기술 종속성 탈피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도 기술이나 제품 개발에 사용해 제3자에게 배포할 경우 등에는 주어진 라이선스를 따라야 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기업들의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내 SW업체 한글과컴퓨터는 오픈소스 라이선스 위반 혐의로 미국 아티펙스사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하는 일을 겪었다.
한컴이 아티펙스가 개발해 GPL 라이선스로 배포한 '고스트스크립트(PDF 변환 라이브러리)'를 '한글 프로그램'에 탑재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라이선스를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아티펙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한컴은 기각을 요청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한컴은 합의금을 주고 이를 마무리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관계자는 "GPL 코드의 무단 사용에 따른 기업 이미지 하락과 금전전 손실이 확인된 사건"이라며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준수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오픈소스 라이언스 분쟁이 늘어나는 이유는 '오픈소스는 공짜'라는 잘못된 인식 탓에 체계적으로 도입·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픈소스 라이선스 종류는 2천 가지가 넘을 정도로 복잡하다. NIPA 조사 결과 2016년 국내 중소 기업의 라이선스 위반율은 약 37%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 분야에서 오픈소스 활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오픈소스 라이선스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은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라이선스 분석·검증 툴(tool)을 활용하는 등의 대응이 요구된다.
이날 발간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주간기술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오픈소스 SW 거버넌스를 위해 전사적으로 오픈소스 컴플라이언스 팀을 구성하고, 사업부별로 담당자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도 '오픈소스 어드바이저리 보드(OSAB)'를 운영해오고 있다. 모든 SW에 대해 오픈소스 사용 여부 식별부터 라이선스 분석·검증에 이르기까지 10단계 과정을 거친다.
CJ의 경우 오픈소스 SW 거버넌스 포털을 통해 프로젝트와 서비스별 오픈소스 SW 등록·승인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오픈소스센터를 만든 뒤 올해는 오픈소스 헬프 데스크를 준비중이다.
박정현 IITP 책임연구원은 "가능한 한 실제 오픈소스를 사용한 개발자가 직접 라이선스 검증을 진행하고, 라이선스 내용에 대한 법률적 해석은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무엇보다 SW 개발 과정에서 개발자는 오픈소스 사용 전 해당 라이선스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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