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3차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은 시장 확대의 가능성 여부다. 북한개방과 비핵화를 이끌 획기적 합의를 이뤄낸다면 새로운 금융카테고리를 생성할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구체적 합의 보다는 지난 1차 회담 수준의 원론적 합의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미국·중국·일본 등 주변국의 경계심을 해제시키고 대북제재를 풀어낼 묘수를 찾을지 관심사다.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이행방안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후 실질적 합의 주체인 북·미간 대화로 연결되고, 남북 경제협력은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지난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판문점 선언 직후 북한경제나 경협·금융에 대한 연구조직을 서둘러 신설하거나 확대 개편해 왔다. 그러나 북·미간 비핵화 합의 도출이 지연되고, 미국 행정부가 우리 정부에 대해 속도조절을 요구하면서 성과물 도출은 미뤄져 왔다.
북한경제 관련 연구원은 "최근 경제 침체와 지지부진한 북미 협상 등으로 인해 분위기가 좋지 않아 연구 진행 과정이나 성과 발표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함께 평양을 찾으면서 남북경협에 따르는 금융연구는 다시한번 주목을 받게 됐다.
만일 북한 개방과 경제협력 사업과 관련한 실질적 조치가 나온다면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토대가 열린다. 북한 경제개방 이후 경제개발 지구를 중심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자본에 금융권이 주목하는 이유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보고서에 따르면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5조7천억원에 이르는 직간접적 경제협력 운용 자금이 국내 금융사 계좌를 타고 흐르는 것만으로도 전체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김미숙 LH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은 "국제적인 대북경제협력과 병행하고 북한의 위상이 경제적인 정상국가로 전환되거나 전환되는 과정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조봉현 IBK 북한경제연구센터장은 "남북경협을 '퍼주기'로 본다면 오판이며, 한계에 부딪친 국내 금융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동력이며, 우리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평양 회담 중 양 정상이 대북제재를 풀고 돈의 흐름을 한반도 전역으로 연결시킬지는 추후 세부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과 동시에 군축 논의가 성과를 보인다면 낙관론은 실제가 된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는 곧바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자극해 종전선언과 경제제재 철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 센터장은 " 신경제지도를 더 구체화하려면 북한과 풀어내야 하는 게 첫 번째 단계"라며 "대북제재 등이 완화되지 않은 가운데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볼 수 없으나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 저성장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북한에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남북 양 정상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주변국이 훼손할 수 없는 명분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은채 회담에 임하는 양상이다.
금융권은 한반도 평화가 남북 경제가 함께 살 길이라는 인식이 어느정도 공유될지는 회담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남북이 국제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서 남북교류활동 지원 방안을 찾을지도 주목받고 있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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