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후판 제조사들이 조선용 후판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조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경영난 악화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조선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3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와 하반기 후판 가격을 톤(t)당 5만~7만원 가량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철강업체들이 10만원에 가까운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조선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인상폭을 대폭 줄였다는 설명이다.
후판은 배를 건조할 때 주로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한다. 철강과 조선업계는 상반기와 하반기 1년에 두차례 후판가격을 놓고 협상하는데 양측 모두 자신 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후판가격 인상을 놓고 다툰다.
특히 최근 조선업계에 연이은 수주 소식이 터지고 있는 데다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신호가 조금씩 나오면서 협상 과정에서 조선업계의 운신폭을 좁혔다. 실제로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수주실적이 중국을 따라잡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지난 3년여간 후판 가격의 실제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철광석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고 철강사들도 수익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불가피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4월부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가 선박을 건조하는데 사용되는 후판 가격이 65만원에서 70만원으로 오르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선업계는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지난 2016년 수주난으로 지난해와 올해 계속되는 매출절벽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후판은 선박 건조의 원가인 만큼 철강업계와의 협상이 중요한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후판가격이 인상됐다"며 "수주 소식은 계속되고 있지만, 일감부족은 여전하고 구조조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원가 인상압박까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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