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종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인도 노다이 지역에 위치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취임 처음으로 만났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 중인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 판결로 구속영장 발부 이후 1년여 만에 석방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인도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면서 사실상 국내 행보를 재개했다.
문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이날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후 5시30분(현지시간) 제2공장 준공식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 공장은 인도 최대 휴대폰 생산시설로 양국 경제 협력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이날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허리를 크게 숙이는 '90도 폴더인사'로 주목받았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행사장 앞에 도착하자 먼저 도착해있던 이 부회장이 영접할 채비를 했다. 문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이 부회장은 허리를 크게 숙이며 첫 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도, 이 부회장도 서로 첫 대면이었다.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간단한 인사말을 건넸다. 이 부회장도 웃으면서 또다시 허리를 굽히며 크게 인사했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각각 이 부회장과 악수했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행사 관계자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도 몸을 크게 숙이며 수차례 인사해 참석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행사장 입구에서 현장 관계자들에게 커다란 꽃다발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 뒤를 한걸음 떨어져 따라다니면서 수행했다.
두 정상은 오후 5시40분께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 행사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행사장 앞줄 정중앙에 앉았다. 문 대통령 오른편에는 강경화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재용 부회장,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순으로 자리했다.
준공식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을 때도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나란히 서지 않고 홍종학 장관 등을 사이에 두고 위치했다.
문 대통령이 국내 대기업 집단 1위인 삼성 행사에 참석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 만남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시선도 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조직개편에서 경제 참모진을 대거 교체하고, 일자리·민생 살리기에 속도를 내려는 가운데 집권 2년차 경제방향 변화로 이어질 지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일정은 그동안 추진해온 통상적인 경제외교라고 정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 부회장의 준공식 참석도 해외 투자 기업 행사에서의 일반적인 참석 대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준공식 행사 도착 직후 이 부회장과 홍현칠 삼성전자 서남아담당 부사장을 대기실로 불러 5분간 접견했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이 자리에는 조한기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도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을 축하한다"며 “인도가 고속 경제성장을 계속하는데 삼성이 큰 역할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께서 멀리까지 찾아주셔서 여기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전종호기자 jjh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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