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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사이트가 실험중인 인터넷 신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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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스트리밍, 월정액 유료 모델, 팝업 광고, 그리고 전자 결제.

인터넷 비즈니스의 기본으로 통하는 것들이다. 인터넷을 통해 돈을 벌려는 사람이라면 이 중 한가지는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무슨 사업을 하든, 이것들 없이는 돈을 버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의 뿌리가 '포르노 사이트'에 뻗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지금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혁신적인 기술로 통하는 것들. 하지만 그 뿌리를 파고 들어가면 '온라인 포르노 산업'과 깊숙하게 연결돼 있다.

◆ 주홍글씨, 그리고 포르노 사이트

청교도 문화가 지배하던 초창기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주홍글씨'란 소설이 있다. '큰 바위 얼굴' 작가로도 유명한 나다나엘 호돈이 쓴 '주홍글씨'는 죄와 영혼의 문제를 깊이 있게 파고든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인 해스터 프린. 늘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녔던 이 여자의 가슴에는 주홍빛 'A' 마크가 진하게 박혀 있다.

A는 바로 간통(Adultery)의 두문자였던 것. 청교도적인 문화가 강하게 지배했던 그 시절, '간통'을 뜻하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단 해스터 프린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했다.

하지만 해스터 프린은, 위선의 탈을 쓴 많은 이들에게 '참된 참회'란 선물을 주게 된다. 그의 딸의 이름(Pearl) 마냥, 진주처럼 아름다운 선물을 남겼던 것. 멸시와 천대의 삶을 사는 동안, 해스터 프린은 많은 이들에게 뜻밖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포르노 사이트. 인터넷 시대의 독버섯이다. '클린 인터넷'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에겐, 청교도 시대의 해스터 프린 만큼이나 경계해야 할 존재다.

하지만 포르노 사이트 역시 '해악'만 끼친 것은 아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 많은 선물을 안겨주었다. 잡초마냥, 돈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수많은 혁신적인 기술들을 찾아냈다.

인터넷 광고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팝업 광고는 포르노 사이트들의 전유물. 요즘 각 방송사 사이트들이 즐겨 사용하는 비디오 스트리밍, 월정액 유료 모델 등도 전부 포르노 사이트들이 개척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오해를 피하기 위한 사족 하나. 해스터 프린과 포르노 사이트를 동렬로 놓으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단지 비유적으로 그렇다는 것 뿐이다. 이 둘은 차원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 포르노 사이트들이 실험하는 기술들

9일(현지 시간) USA투데이에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최근 인터넷 비즈니스업체들이 포르노 사이트들의 또 다른 신기술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내용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비디오 클립을 휴대폰으로 전송하는가 하면, 콘텐츠 다운받는 사람들이 위치를 손쉽게 파악한다. 사용자들의 위치를 기반으로 이들의 PC나 휴대폰으로 맞춤형 광고를 전송한다.

이들이 포르노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실험되고 있는 기술들.

이 기술들이 앞으로 1,2년 내에 '정통' 인터넷 비즈니스에도 급속하게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USA 투데이가 소개하는 포르노 사이트들의 최신 기술들을 살펴본다.

▲ 디지털 저작권 관리 소프트웨어(Digital-rights management software) : 온라인 성인 산업의 골치거리 중 하나는 불법 복제. 이들 역시 엄연한 콘텐츠 기업인만큼, 불법 복제꾼들과 생존을 건 처절한 전투를 전개하고 있다.

플레이아 솔루션즈(Playa Solutions)가 만든 소프트웨어는 공짜로 콘텐츠를 보려는 사람들을 막아주는 것이 골자. 사용자들이 비디오클립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통제 시스템이 즉각 이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그리곤 플레이 버튼을 누른 사용자에게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아니면 광고를 볼 것을 요구한다. 이런 절차를 거치고 나면 비디오 클립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포르노 사이트들에서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끝낸 이 소프트웨어에 대해 영화, 음악 회사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문형 비디오 결제(Video-on-demand billing) : 세계 최대 성인영화 제작사 중 하나인 비비드 엔터테인먼트 그룹(Vivid Entertainment Group)이 개발한 기술. 사용자들이 일정 분량의 콘텐츠를 다운받아 CD에 저장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전자결제 시스템이다.

이 때 요금은 분 단위로 계상된다. 이 아이디어의 사업성이 검증될 경우엔 미디어 회사들이 즉시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전 영화의 특정 장면, 뮤직 비디오, TV 쇼 같은 것들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선 서비스(Wireless service) : XTC모바일닷컴은 2~4분 분량의 포르노 비디오 클립을 휴대폰으로 전송하고 있다. '신음소리' 같은 벨소리도 제공한다. 성적인 상상력을 유발하는 콘텐츠는 개인의 휴대폰을 차별화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게 이 회사 CEO인 취리스 모리슨의 설명.

이 회사는 현재 휴대폰 사업자들과 아동보호 기능을 넣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벌써부터 몇몇 미디어업체들이 이 회사의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치 추적 소프트웨어(Geo-location software) : 웹 사이트에 로그온하는 사람들의 거주 지역을 알아내는 기술은 포르노, 게임 사이트들의 전매 특허. 이는 곧바로 타깃형 광고 영업에 그대로 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인터넷 비즈니스 업체들이 상당한 관심을 가짐직한 기술이다.

◆ "모험 감수하다 보니 신기술 개발도 많아"

포르노 사이트들은 거칠 것이 없다.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몇 주 내에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관료적인 구조를 가지고선 살아남기 힘들다.

포르노 사이트들이 인터넷 비즈니스 신기술을 개척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자신들의 콘텐츠를 안전하게 판매하기 위해선 자꾸만 새로운 기술을 내놓아야 하는 게 바로 포르노 사이트다.

물론 그 과정에서 '해악'을 끼친 사례도 적지 않다. 인터넷 시대 공공의 적인 스팸이 대표적. 네티즌들의 방문 기록을 추적하는 쿠키(Cookie) 역시 포르노 사이트란 판도라의 상자에서 튀어나온 반갑지 않은 선물이다.

하지만 최근 포르노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실험되고 있는 신기술들은 머지 않은 장래에 인터넷 비즈니스에 적용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 같다. 주문형 비디오 결제를 비롯한 기술들이 어떻게 진화해 가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도 흥미있겠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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