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개혁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그 징검다리가 지금 위험하다. 나는 이 징검다리가 떠내려가지 않게 부여잡는 역할을 할 것이다."
서울 마포을에 출사표를 던진 정청래(열린우리당 www.mapopower.or.kr) 후보의 말이다. 정 후보는 지금의 정치상황을 딱 잘라 '대결구도'로 해석했다. 새로움 對 낡음, 미래지향 對 과거회귀, 시민참여정치 對 무책임한 폭로정치 등의 대결로 해석했다.

정 후보는 경선을 통한 공천에 대해서는 '한국 정치발전을 이루는 핵심적 요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1인 보스정치, 밀실공천으로 국민들은 그동안 국회의원 선택에 자유롭지 못했다"며 "상향식 공천이야 말로 정치발전을 이루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노무현 대통령 홍위병'이란 비판에 대해서는 "그런 비판은 충분히 받을 자세가 돼 있다"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차떼기당과 수백억원의 검은 돈으로 선거를 치른 한나라당의 비판에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 조성우 전의장 등 쟁쟁한 경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이변이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이변이요? 아닙니다. 발로 뛰었습니다. 그동안 2만명의 유권자를 만났습니다. 명함과 악수를 나눈 시민들은 1만여명에 달할 겁니다. 그게 힘이 됐습니다. 물론 마포을의 경우 조성우 의장님, 윤영규 민변 변호사님 등 쟁쟁한 후보가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중앙당에서는 '왜 하필 마포을에 쟁쟁한 후보들이 집중돼 있느냐'며 아쉬워했을 정도였습니다. 한분 한분을 놓고 보면 어느 지역구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분들이었습니다."
◆ '노무현 홍위병?'…비판하라고 하십시오!
-노사모, 국민의힘 등에서 활동하셨는데요. 이를 두고 한나라당은 '노무현 홍위병'이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2년동안 노사모와 국민의힘 등에서 활동했습니다. 그 활동에서 국민들의 언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제 시대가 변화했습니다. 독점과 밀실·담합, 지시와 명령의 정치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있습니다.
수평적이면서도 토론하고 평등한 가운데 서민들이 참여하는 정치문화가 확산되고 있죠. 시민운동의 시대가 됐습니다. 그 주인공은 특정인도 아니며 국민들입니다.
한나라당의 비판은 '충분히' 받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러나 우선 하나만 따져 물을 것이 있습니다. 차떼기당으로 수백억원의 검은 돈으로 선거를 치른 한나라당이 누굴 비판한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계추를 어떻게 하든 뒤로 돌려보겠다는 한나라당의 공격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총선의 올인에 대한 화두가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민생은 뒷전이고 정치에만 너무 지나친 관심을 가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구요. 실제로 경선과정에서 변호사, 시민운동가, 장관 할 것 없이 모두 총선에 출마하려 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국민의힘 회원들에 물어봤습니다. 제가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회원들이 '출마하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회원들이 반대했다면 그만뒀을 겁니다. 총선에 올인하는 것에 대해서 전 반대합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권유하고 자신도 의지가 있다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 노 대통령이 놓은 '개혁의 징검다리' 부여잡겠다

-국민의힘 회원들은 정후보에게 어떤 것을 주문했습니까.
"정치개혁과 언론개혁 두가지입니다. 노사모와 국민의힘 운동을 거치면서 전 우리나라 정치 의식이 많이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회원들은 "당신이 국회에 들어가서 '안티조선운동'을 적극 펼쳐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안티조선운동을 지나 조선일보 '폐간운동'에 나설 것입니다.
정치개혁에도 적극 나설 생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개혁의 '징검다리'를 놓았습니다. 그러나 이 징검다리는 지금 물살에 떠내려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전 이 징검다리가 떠내려가지 않게 부여잡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17대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이 처음 실시됐습니다. 경선을 직접 경험했을 텐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경선은 한국 정치발전의 핵심입니다. 그동안 공천은 총재에 의해 결정되는 '1인 보스 정치'였습니다. 보스에 충성하기 위해 몸싸움을 하고 뺨을 맞으면서 총재에게 '저 귀엽죠? 공천시켜줄 거죠'라고 말했던 것이 우리나라 정치현실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격도 없는 사람이 공천되고 국민들은 제한된 선택권을 행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데 장애를 받은 것이죠.
이번 17대 총선은 경선 도입으로 큰 의미가 있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물론 투표율이 낮은 점 등 몇몇 부분에서 문제가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경선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경선은 우리나라 정치를 개혁하는 하나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성호 의원의 경우 열린우리당에서 처음 실시된 경선에서 깨끗하게 승복을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개인적으로 속이 얼마나 쓰렸겠습니까.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호 의원은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김성호 의원의 패배인정은 이후 열린우리당 경선과정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 놀고 먹는 국회의원, "참 많더라!"

-경선에서 떨어진 분들의 면면이 쟁쟁한 분들인데요. 경선이후 만났습니까.
"이미 경선을 시작할 때부터 6명의 후보가 합의했습니다. 경선이 끝나고 당선된 사람을 위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로 말이죠. 이번주 안으로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낙선한 다섯 분들은 앞으로 열린우리당 마포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국민의힘 활동당시 '정치인 바로알기' 운동을 전개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한심한 작태를 여러 목격했습니다. 심지어 한번도 법안을 발의하지 않은 의원이 40여명에 달했습니다.
국회의원 당선시켜 줬더니 월급받아 '놀고 먹고' 앉아 있었던 것이죠.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충돌의 기간에 있습니다. 수직과 수평, 밀실·담합과 토론문화, 독점과 분점, 지시·명령과 평등, 귀족정치와 서민정치 등이 충돌중입니다. 그래서 시끄럽죠.
충돌의 정치속에서 이같은 시끄러움은 개혁의 물결로 흘러갈 것입니다. 그 힘은 바로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그동안 노사모와 국민의힘 회원들은 시간과 몸을 바쳐가면서 참여했습니다. 이러한 참여열기가 우리나라 정치를 제대로 된 길로 안내할 것입니다."
정청래 후보는 1965년생으로 대전 보문고, 건국대 산업공학과,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국민의힘 초대대표, 마포참여개혁포럼 대표 등을 거쳤으며 열린우리당 청년대표 중앙위원을 맡고 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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