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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게임 분야도 경합…언리얼·유니티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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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영화·애니메이션·부동산·자동차 등 다양…"매출 다변화 기대"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양대 게임엔진인 '언리얼 엔진'과 '유니티 엔진'이 비게임 분야 경쟁에서도 확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임엔진이란 게임을 만드는데 필요한 핵심 기능을 담은 소프트웨어다. 최근 들어 방송 등 게임 이외 분야 활용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에픽게임즈, 유니티 등 주요 게임엔진 업체들이 방송, 부동산, 자동차,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비게임 분야 게임엔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최근 매주 일요일마다 상영 중인 MBC의 언리얼 버라이어티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 제작에 자사 게임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고 있다.

두니아는 지상파 최초의 게임 소재 언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올 초 출시된 넥슨의 개척형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야생의 땅: 듀랑고'를 소재로 삼아 공룡 시대로 이동한 현대인들의 생존기를 그렸다.

두니아에는 가상의 캐릭터인 '공룡'을 비롯해 거대한 숲과 폭포, 섬, 바다, 모래 해변 등 기존 예능에서는 볼 수 없던 방대한 스케일의 그래픽이 등장한다.

이 같은 가상의 씬이나 오브젝트를 매주 선보이려면 짧은 시간 내에 고퀄리티의 CG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이 필수. 두니아 제작진은 이를 빠르게 만들기 위해 언리얼 엔진의 리얼타임 렌더링 기술을 활용, 가상 캐릭터와 실제 출연자 간의 인터랙션을 구현하고 있다.

리얼타임 렌더링이란 모니터에 보여질 3차원 공간의 빛·위치·색상 등을 실시간으로 계산, 2차원 이미지로 보여주는 과정을 말한다. 기존 오프라인 렌더링이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씩 걸렸던 것을 개선, 완성하던 작업을 즉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이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여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언리얼 엔진이 방송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MBC '군주-가면의 주인'의 양귀비꽃 등 폴리지 씬,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의 물 장면 등에서도 언리얼 엔진이 사용됐다.

또 MBC VFX팀은 MBC 창사특집 '미래인간 AI'와 MBC 스페셜 '10년 후의 세계' 등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지난해부터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왔다. 추후 다른 프로그램에도 이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언리얼 엔진은 부동산 서비스에도 사용되고 있다. 국내 프롭테크(Prop-Tech) 기업 '올림플래닛'은 언리얼 엔진 4로 부동산중개업, 건설 분양시장에 특화된 부동산 올인원 영업 솔루션 '집뷰'를 개발했다.

집뷰는 부동산 비즈니스 사업자를 위한 특화 솔루션이다. 건설 분양시장과 중개 시장을 연결해 부동산 상품이나 매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홍보하고 영업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집뷰 솔루션에서 제공하는 '몰입형 3D VR 투어'는 실제 3D로 구성한 집의 실내 모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VR에 기반을 둔 실내 조감 기술은 이미 관련 업계에서 도입돼 있지만, 대부분 사진촬영 기반으로 제작돼 정해진 위치에서만 둘러볼 수 있었다. 또 촬영자나 촬영기기에 따라 퀄리티가 일관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집뷰는 언리얼 엔진을 통해 주거공간을 몰입형 3D VR로 구현함으로써 별도의 촬영 없이 모든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살펴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가구 배치, 커튼이나 바닥재, 벽지 등을 실시간으로 교체해 같은 집이라 하더라도 완전히 다른 인테리어로 바꿔 감상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낮과 밤에 따라 변하는 모습, 건물 층수에 따른 외부 조망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에픽게임즈 관계자는 "언리얼 엔진은 플랫폼의 경계없이 게임, 건축, 영화, 제조 등을 제작하는데 사용되는 완벽한 툴셋"이라며 "지난 3월 시작한 '언리얼 스튜디오'의 오픈 베타 서비스를 통해 건축, 제품 디자인 및 제조 분야 등 사용자들에게 높은 퀄리티의 시각적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티엔진도 비게임 분야 확대 활발…자동차 등 적용

유니티 역시 자사 게임엔진을 다양한 비게임 분야에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다.

유니티는 19일(현지 시간)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유나이트 베를린' 현장에서 '유니티 오토테크 서밋'을 통해 유니티 엔진의 자동차 업계 활용 사례 등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존 리치텔로 유니티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비롯해 팀 맥도너 유니티 산업 총괄, 마크 쇼엔나젤 유니티 프로덕트 에반젤리스트 등 유니티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폭스바겐, 아우디 등의 관련 업계 담당자들도 참석, 세션을 진행하며 각종 프로덕트 데모와 영상을 소개했다.

유니티는 현재 세계 10대 자동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중 8곳과 협업해 자동차 설계, 제조, 서비스 및 판매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 아우디의 VR 설계 검토, 폭스바겐의 쌍방향 직원 VR 교육, 캐딜락의 가상 쇼룸,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파워월(Powerwall) 콘텐츠 등이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됐다. 현대 제네시스와 기아차의 차량 조작법 'AR 매뉴얼' 역시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됐다.

유니티는 최근 폭스바겐, 르노, GM, 델파이, 덴소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 출신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주요 자동차 OEM 업체 및 공급 업체들이 유니티의 실시간 3D 렌더링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유니티 엔진은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한국에서 개봉 3주 차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레디 플레이어 원', 픽사(Pixar) 최초의 VR 스토리텔링 콘텐츠인 '코코 VR'을 포함해 '정글북', '직쏘', '트리니티', '블레이드러너 2049' 등의 영화와 '더 기프트', '아스테로이드' 등의 애니메이션이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제작됐다.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 율동 프로젝트'도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개발됐다.

이에 유니티는 최근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게일과 전략적 제휴(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스튜디오게일은 '뽀롱뽀롱 뽀로로'와 '꼬마버스 타요', '그라미의 서커스쇼' 등을 제작한 국내 3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또 SK텔레콤과 협업을 통해 VR 기기를 쓰고 가상공간 속으로 들어가 다른 참여자들과 동영상 콘텐츠를 보면서 대화하는 '옥수수 소셜 VR'과 아바타와 마주보며 대화할 수 있는 '홀로박스'에도 유니티 엔진을 활용했다.

유니티 관계자는 "게임 개발에 주로 사용되던 유니티 엔진이 비게임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며 "유니티테크놀로지스는 이에 따라 게임은 물론 다양한 산업군에서 유니티 엔진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엔진은 빠른 렌더링을 통한 시간과 비용 절약, VR 시뮬레이션을 통한 물리적 제약 극복 등을 이유로 비게임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한 매출 다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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