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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같은 UHD TV라도 차원이 다르다"…LG전자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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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LG 디지털 파크' 방문…LG OLED TV 화질·음질 책임져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같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이고 UHD(초고화질) 해상도라고 하더라도 기술력에 따라 입체각·명암·노이즈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23일 경기 평택에 위치한 'LG 디지털 파크'를 방문했을 때 LG전자와 타사가 만든 OLED TV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똑같은 65인치 UHD(초고화질) TV였지만 영상의 색감·명암 등에서 눈에 띌 만큼 차이가 났다.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이 나타나자 차이는 더욱 두드러졌다. 다른 회사의 TV는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자 떨림·흐림 현상이 심해졌다. 반면, LG전자의 TV는 이 같은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자신감이 무색하지 않았다.

'LG 디지털 파크'는 연구개발·생산·품질·교육을 모두 아우르는 제조복합단지로 LG전자의 HE사업본부(R&D), MC사업본부(단말생산)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날 찾은 곳은 LG OLED TV의 화질·음질에 대한 연구 및 최종 검수가 이뤄지는 HE사업본부의 TV화질·음질 개발실이다. 제품이 만들어진 뒤, 상품화 전 시제품을 대상으로 화질·음질 등에 대한 점검을 한다.

◆12개국 TV 성능 평가에서 1위…"화질 측정 보다 정밀하게"

아직 시험 단계였음에도 곳곳에서 OLED TV의 화질에 대한 LG전자 측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경쟁사의 TV와 화질을 비교하는 데 주저가 없었고, 화면을 통해 그 결과가 꽤 명확히 나타났다.

자신감의 발로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LG전자가 2년여간의 개발 끝에 선보인 인공지능 화질 엔진 '알파9'이다. 2018년 초 출시한 OLED TV에는 '알파9'이 적용됐다. 알파9은 스스로 영상을 분석해 최적의 화질을 만든다.

영상이 입력되면 4단계에 걸쳐 스스로 화면 노이즈를 제거하고, 각 인물과 배경의 최적의 명암·채도·색을 찾아 값을 조정한다. 이를 통해 보다 선명한 화면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인다. 앞서 언급한 경쟁사 OLED TV와의 비교 시연에서, 양 제품 간 가장 큰 차이는 '알파9' 탑재 여부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둘째는 성능 평가 결과였다. LG전자에 따르면 LG OLED TV는 지난해 미국, 영국 등 세계 12개국의 비영리 소비자 매거진이 실시한 성능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 평가 기준이 조금씩 달랐음에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LG전자는 평가기관의 실제 화면 시연 환경에 맞춰 시험실의 전등을 모두 껐다. 암흑 속에서 TV 본연의 명도·색도 등을 측정하려는 것.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LG OLED TV의 명도·색도를 부각하기 위해 경쟁업체의 LCD TV를 나란히 놓고 비교했다. 김동환 LG전자 TV화질팀 책임연구원은 "(LG OLED TV의 경우) 사람 눈으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색 오차를 최소화했다"며 "실제 환경을 최대한 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LCD TV의 경우 일부 화면에서는 영상에 줄이 생기는 '밴딩 노이즈'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기도 했다. 보통 TV로 들어오는 영상신호에는 노이즈가 섞여 있기에 사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LG OLED TV는 이를 최소화해 시청자들에게 보다 깨끗한 화면을 제공한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화질은 성능 평가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요인이 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이 있다. 높이 2m가 넘는 장비에 TV를 부착하고 측정기를 가동하면, 기계가 상하좌우 및 대각선까지 총 720도를 회전하며 자동으로 화질을 측정한다. 이 과정을 통해 디스플레이의 휘도(밝기)·명암비·시야각·색재현율 등을 측정·분석한다.

박유 TV화질팀 책임연구원은 "정면에서 봤을 때의 휘도와 색이 측면에서는 어떤지, 휘도별로 색을 어떻게 나타내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며 "키가 작거나 큰 사람에 맞춰 상하좌우뿐만 아니라 대각선 방향으로도 측정한다"고 말했다.

측정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모든 전등을 끄고, 빛을 가리기 위해 창문과 측정기 주변에 이중으로 암막 커튼을 친다. 외부에서 빛이 들어오면 자칫 측정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대로 된 '블랙(black)'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빛 한 줄기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필수다. 블랙을 제대로 나타내야 다른 색상들도 보다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본격적으로 OLED TV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부터 화질 자동 측정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행하고 있다"며 "작업에는 보통 8시간 정도 걸리는데, 측정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되거나 당초 목표로 잡았던 수치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 추가로 측정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음향 점검도 철저히…인프라에 과감한 투자

화질 연구가 이뤄지는 R1동에서 300m 떨어진 G3동에는 TV 음질 성능을 평가하는 무향실과 청음실이 있다.

무향실로 들어가자 귀가 먹먹해졌다. 주변에 반사돼 자연스럽게 들려오는 소리가 일절 없기 때문이다. 돌기처럼 튀어나온 약 1m20cm 두께의 스펀지가 천장과 벽, 바닥을 둘러싸 흡음재 역할을 한다. 외부 진동의 억제를 위해 바닥에서 1m 정도 높이에 철망을 깔아 공중에 띄운 형태로 설계됐다. 바닥과 철망 사이에는 역시 스펀지가 깔렸다. 이를 통해 순수하게 TV에서 나오는 소리만 측정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음향 주파수의 특성을 측정한다. 가청 주파수 내에서 얼마나 소리가 잘 다듬어졌는지, 음의 왜곡이 작은지 등을 살펴본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순차적으로 소리를 테스트한 다음, 무향실 바로 앞에 있는 컴퓨터를 통해 결과를 분석한다. LG전자는 이미 20~30년 전부터 이 같은 무향실을 운영해 소리를 점검하고 있다.

윤현승 TV음질팀 책임연구원은 "확실히 10년 전에 비해 선행 과정에서 이미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최근에는 주로 시제품이 나온 상태에서 음향이 어떤지 확인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찾은 청음실은 연구원들이 직접 시제품의 소리를 들으며 평가하고 음의 균형을 잡아주는 튜닝을 진행하는 곳이다. 저음이 약하면 저음을 강화하는 등의 방식이다. LG전자는 집, 회사 등 주로 TV를 이용하는 공간에 맞추기 위해 무향실과는 달리 벽, 천장 등에 소리가 반사되도록 청음실을 설계했다. 청음실을 조성하는 데 2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윤 책임연구원은 "각 지역별로 수출되는 TV에 따라 음향의 특성을 다르게 조정하기도 한다"며 "이를테면 인도의 경우 주변도 시끄럽고 대가족이 사는 경우가 많아 출력을 상대적으로 크게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에는 지역과 관계없이 균일한 튜닝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서 LG전자는 '돌비 애트모스', '스마트 사운드', '공간인식 사운드'를 소개했다. 돌비 애트모스는 현재는 주로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이다. LG전자는 자사의 OLED TV에 이를 처음으로 적용해 저음을 보다 강조하고 소리의 입체감을 높였다.

스마트 사운드는 TV 콘텐츠에 맞는 주파수 대역별 특성을 분석해 자동으로 컨텐츠에 최적화된 사운드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공간인식 사운드는 TV가 주변 공간에 따라 스스로 최적화된 소리를 내는 기능이다.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 전무는 "실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 같은 화질과 음질을 만들기 위해서 올레드 TV 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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