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로 이용자들의 전자서명 수단 선택권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용자 보호조치 등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지적된다. 기존 공인인증서 이용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전자서명법' 개정안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의견수렴에 나섰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 주도의 공인인증서 제도를 폐지하고 다양한 전자서명 수단 간 차별없는 경쟁 여건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기존 공인인증서는 계속 사용할 순 있지만 '공인'이라는 명칭은 쓸 수 없게 된다.
박준국 과기정통부 정보보호산업과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제도가 바뀌면) 기술·서비스 경쟁 촉진으로 보다 다양하고 편리한 전자서명 수단이 시장에 출시돼 선호에 따라 선택해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용자 보호는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울러 "기존 공인인증서 이용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개정 작업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성기 인증전문가 포럼 대표(한국NFC 인증사업본부 이사)는 "이번 개정안은 소비자 보호조항이 삭제돼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잘못이 없다는 것을 밝히기 힘들다"며 "기존엔 인증기관이 책임소재를 밝히고 소비자를 보호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 한국무역정보통신 공인인증센터 부장은 "공인인증서를 계속 쓸 수 있다고 하지만 현 개정안대로라면 빠른 속도로 해체될 것"이라며 "기존 인증서들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최상위로 하는 상호인정과 상호연동기술을 기반으로 발급됐는데 개정안은 관련 내용이 전부 누락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제(임의인증)의 신뢰성 확보 문제도 거론됐다. 평가제는 사업자가 전자서명인증업무 운영기준을 준수했는지 살피기 위해 도입된다.
윤 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평가제를 누가 담당하고 어떻게 만들어지며 감독할 지 모호하다"면서 "평가기관의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가 다양한 인증 제도를 제대로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어떻게 정보를 줄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적 서비스 영역 문제도 지적됐다.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는 "국제 무역과 공공 서비스는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요구하는데 일반적 전자서명이 다 들어오게 하는 것은 문제"라며 "잘못해서 공공 분야 안전성을 취약하게 만들진 않을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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