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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합산규제 운명은? "일몰 후폭풍" vs "재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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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지역사업권 존폐 영향에도 '촉각'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로 인한 통신사업자 주도 인수합병(M&A)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역사업권 책무 유지를 위해 합산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인수합병이 되더라도 지역사업권과는 별개로 취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료방송 사업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지역 사업권 규제 향방에 따라 경쟁 판도는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통신사업자 주도 M&A 활성화 전망

이날 이종관 전문위원은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케이블TV의 경우 지난 1950년대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발생했으며, 지상파 방송에 대한 보완적, 의존적 형태로 발전해왔다. 그러다보니 지상파의 콘텐츠의 의존도가 더 높아졌으며, 공적 책무 관점에서 케이블TV 고유의 발전 모델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 2000년 들어 위성방송과 IPTV가 시장에 도입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약했던 케이블TV는 서비스 경쟁이 아닌 가격경쟁에 집중하게 됐다는 것. 자체 비즈니스모델(BM)이 없고 보완 역할을 하다보니 정책적으로 지역 사업권을 부여했으나 이 역시 혁신성이나 내부 경쟁력이 제외됐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위원은 "사전 규제를 통해 경쟁이 인위적으로 제한되는 한편, 내부 경쟁력이 없다보니 투자 위축이 발생하고, 설비투자(CAPEX)도 크게 늘지 않았다"며, "2000년부터 분석하면 유료 방송 설비투자율은 떨어지고, 초과 이윤은 설비투자나 서비스 차별화 보다 권역 확보를 위한 M&A에 들어갔다"고 꼬집었다.

유료방송 시장이 정책 의존적으로 발전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전문위원은 "UHD, 3D, OTT 등 자체적으로 드라이브 걸기보다 정책에 의존해온 측면이 있다"며, "대표적으로 합산규제, 채널편성, 재허가 조건 완화, PP 광고규제 완화 등을 풀어달라는 식으로 제도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산업 자체가 올드 미디어로 되고 있고, 플랫폼이 지나치게 파편화돼 있어 일정대로 합산규제가 일몰, 시장 재편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문위원은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통신사업자 주도의 M&A가 활성화될 것이며, 플랫폼 사업 특성상 파편화돼있는 부분이 확대될 것"이라며, "플랫폼이 대형화되면 산업 효율성이 높아지고, 콘텐츠 투자 등의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케이블TV "일몰은 KT만을 위한 규제 완화"

그러나 한국IPTV방송협회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대체적으로 큰 틀에서는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으로는 입장차를 보였다.

우선, 한상혁 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국장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문제를 제대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몰이 규제를 완화하고, M&A를 활성화한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와는 관련없이 근본적으로는 KT군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국장은 "합산규제가 일몰되더라도 방송법에 의해 SO와 IPTV는 각각의 법상 3분의1 규제를 받는다"며, "왜 유독 유료방송 시장에서 KT와 스카이라이프만 빠지는 일몰이 적법 또는 합법, 경쟁적으로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A와 지역사업권 폐지를 연결하는 것 또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 국장은 "M&A가 되더라도 지역사업권이라는 책무는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며, "돈이 많아서 잘 운영하는 것을 죄악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그러한 M&A를 지역사업권과 결부짓는 것은 사업자 몰아가기 식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추혜선 의원 역시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추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케이블TV 각 지역 방송사를 방문했는데, 선거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며, "케이블TV 권역당 의원수가 100여명이 넘는데, 케이블이 지역채널 역할을 하고 있어 사회의 공적 역할 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신사업자가 케이블TV를 인수해 지역 사업을 잘하면 문제가 안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흐름은 케이블TV를 흡수하는 형태이기에 (합산규제 일몰을) 열어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 IPTV "규제종속적 상황 완화 필요" 온도차

고흥석 한국IPTV방송협회 정책협력팀장은 "우선 '규제 의존적'이라는 지적은 '규제종속적'이라는 표현으로 바꿔야 한다"는 운을 뗐다.

이어 "IPTV는 규제를 엄격히 받고 있고, 요금 인하는 신고로 완화됐지만 모든 서비스 신상품 등은 다 규제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많은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즉, 합산규제도 완화돼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IPTV가 케이블TV를 인수하더라도 지역 사업의 책무를 이행할 수 있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고 팀장은 "만약에 IPTV 사업자들도 직접채널사용권이 있었다면 지역민들에게 (지방선거 정보전달을 통해) 선택권을 제공하는데 더 기여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사업자들의 정책적 판단 또는 사업적 판단이라 생각하며, 정부의 정책적 판단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료방송의 콘텐츠 의존도와 관련 현재 유료방송의 구조적 문제를 논하려면 플랫폼과 콘텐츠 영역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소수의 독과점 미디어 사업자를 PP로 한정한다면, PP들 사이의 경쟁보다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 지배력이 현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것. IPTV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지역 독점권을 가지고 있던 케이블TV업체와 경쟁을 촉진하면서 가격 경쟁을 이끌어 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유료방송 이윤이 설비투자 등에 투입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고 팀장은 "콘텐츠 제작 투자보다는 통신망 사업을 투자해 단기적으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지적은 동의할 수 없다"라며, "망투자는 대규모로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데, 최근에는 2G에서 5G까지 세대가 빠르게 전환되면서 투자에 비해 수익을 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현실적인 부담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김경진 의원(민주평화당), 추혜선 의원(정의당) 주최로 마련됐다. 일몰을 앞둔 유료방송 합산규제 향방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대안을 논의하자는 취지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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