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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논란 후 맥 못추는 맥도날드…韓 철수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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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조주연 대표, 위기관리 능력 부족"…소통 부재에 신뢰·매출 하락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논란에 휘말렸던 한국맥도날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1988년 압구정 1호점을 내며 올해로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았지만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한국 철수설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1세대 패스트푸드 대명사인 맥도날드는 한 때 주요 상권의 핫플레이스로 각광받으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16년 3월 조주연 대표가 취임한 후 매각을 염두에 두고 수익성 위주로 운영하던 탓에 소비자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점차 외면받고 있다. 또 '햄버거병' 이슈에 대한 대응 미숙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 매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2013년부터 국내 사업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3년 117억원에서 2014년 163억원으로 잠시 늘었으나 2015년 20억원으로 큰폭으로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013년 309억원에서 2014년 41억원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2015년 당기순이익은 131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이후 조주연 대표가 2016년 3월 취임하면서 한국맥도날드는 매각을 노리고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섰다. 특히 그해 10월 공정위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진 취소해 신규 가맹사업을 중단하며 '외형 확장' 보다 '수익추구형' 경영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덕분에 2016년 영업이익은 42억3천만원으로 2배 가량 올랐고, 당기순손실도 66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맥도날드 본사가 한국맥도날드의 경영 상황과 재무 상태와 무관하게 5천억~6천억원에 달하는 높은 매각가를 제시한 탓에 매수자들이 선뜻 나타나지 않아 결국 매각에 실패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햄버거병' 논란까지 불거지며 매출이 전년 대비 20~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맥도날드는 소비자원이 식중독균 검출 발표를 하려고 하자 법원에 발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공분을 샀다.

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가 '햄버거병'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 올해도 매출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맥도날드 미국 본사가 조인트 벤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형태를 고려해 한국 사업 매각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맥도날드는 기존 조건으로 매각이 쉽지 않다고 보고 올해부터 '임대료 상승 부담'을 이유로 점포 정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매각 추진을 위해 주요 점포 폐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자산 가치를 떨어뜨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맥도날드는 지난달 각 지역별 만남의 광장으로 여겨졌던 서울 신촌점·정동점·사당점·암사역점·애오개점·서울대입구점, 용인 단대점, 동탄 나루마을점, 부산 서면점, 천호 이마트점 등 10곳의 문을 잇따라 닫았다. 또 이달 중순에는 한국 본사가 위치해 있던 종로 관훈점의 영업을 종료키로 했다. 맥도날드가 4월 중순 현재 폐점을 결정키로 한 곳은 20여곳으로, 연내 폐점 매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맥도날드 폐점 매장 수는 신규 오픈한 매장 수보다 적었다"며 "올해는 20여곳이 폐점하는 동안 새로 문을 연 곳이 1개 매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올해 가파른 임대료 상승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이 있었고,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비즈니스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 경영 활동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맥도날드는 올 초 제품 가격을 올리고, 일부 버거류의 빵을 저가형으로 교체해 마진율 높이기에 나섰다. 특히 식재료 변경 시 매장이나 홈페이지 등에 사전 고지도 없이 진행돼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번 조치로 맥도날드 1955버거는 '1955 전용 번'에서 '쿼터 번'으로 교체됐고, 불고기버거와 더블불고기버거도 각각 '쿼터 번'과 '레귤러 번'으로 변경됐다. 맥도날드 번은 최상급인 '브리오슈 스플릿 번', '1955 전용 번', '빅맥 번', '콘밀 번', '쿼터 번', '레귤러 번' 등으로 등급이 나뉘며, 레귤러 번은 주로 저가형 버거에 자주 사용된다. 특히 1955버거와 더블불고기버거는 올해 2월 가격이 100원씩 인상됐음에도, 빵이 변경되면서 식재료 비용은 더 낮아졌다.

또 맥도날드는 맥모닝 품목 중 빅 브렉퍼스트 판매를 중단하고, 아침 메뉴에 포함된 '스크램블 에그'를 '라운드 에그'로 바꿔 계란 사용량을 2개에서 1개로 줄였다. 지난달에는 '맥런치 세트'와 인기 사이드 메뉴인 맥윙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배달서비스인 맥딜리버리 최소 가격도 최근 인상했다.

이를 두고 맥도날드 측은 원가 문제가 아닌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답변을 내놨지만, 일각에선 맥도날드가 지나치게 수익성 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가 지난해 '햄버거병' 논란 이후 위기관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최근 사전 고지 없이 메뉴를 없애면서 소통 부재라는 지적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맥도날드가 국내 진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몇몇은 조주연 대표의 경영 능력에 대해 의구심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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