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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국가가 할머니들 뜻에 어긋나는 합의,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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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위안부 합의에 "진실과 정의 어긋나고 내용과 절차 모두 잘못"

[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8분을 청와대로 초청해 외교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TF의 조사 결과 등에 대해 위로하고 할머니들의 의견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현관 입구에서 입장하는 할머니들을 일일이 맞이했고, 개별 이동으로 늦게 도착한 한 할머니를 15분 간 현관에서 선 채 기다렸다가 함께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나라를 잃었을 때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했고, 할머니들께서도 모진 고통을 당하셨다. 해방으로 나라를 찾았으면 할머니들의 아픔을 보듬어 드리고, 한도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 못된 것"이라고 다시 한번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지난 합의가 양국 간의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며 "오늘 할머니들께서 편하게 여러 말씀을 주시면 정부 방침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내 나이 90에 청와대 근처에도 못 와봤는데 문 대통령께서 당선되고 벌써 두 번이나 청와대에 들어왔다"며 "2015년 12월 28일 합의 이후 매일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한스러웠는데 대통령께서 이 합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조목조목 밝혀주어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그날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사과, 법적 배상을 26년이나 외쳐왔고, 꼭 싸워서 해결하고 싶다"며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로 애쓰시는데 부담 드리는 것 같지만 이 문제는 해결해 주셔야 한다.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하는데, 소녀상이 무서우면 사죄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우리가 모두 90세가 넘어 큰 희망은 없지만 해방이후 73년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사죄를 하지 않는다"며 "어린 아이를 끌어다 총질, 칼질, 매질하고 죽게까지 해놓고, 지금 와서 하지 않았다 게 말이 되나.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사죄만 받게 해달라"고 역설했다.

또 다른 이옥선 할머니 역시 "우리의 소원은 사죄를 받는 것이다. 사죄를 못 받을까봐 매일 매일이 걱정"이라며 "대통령께서 사죄를 받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오찬이 끝난 후 김정숙 여사는 할머니들에 일일이 목도리를 직접 매주었다. 할머니들께 선물로 드린 목도리는 아시아 빈곤여성들이 생산한 친환경 의류와 생활용품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하여,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공정무역 패션 브랜드를 선정했다.

청와대는 '나눔의 집'에서 출발한 할머니들을 비서실에서 제공한 의전 차량을 이용해 청와대까지 경찰 에스코트 아래 국빈 이동시와 같은 최고의 예우를 갖춰 모셔왔다. 경호처는 교통편의뿐만 아니라, 건강상 불편사항에 대비해 엠블런스까지 차량 이동시 배차했고, 오찬행사 후 나눔의 집 복귀 시에도 같은 방법으로 모셔다 드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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