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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망중립성 운명은? 14일 표결앞두고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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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시간 임박 …업계·정치권 '이견'

[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미국 정부가 망중립성 원칙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운명의 시간이 임박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오는 14일(현지시간) 망중립성 폐지 표결을 앞둔 가운데 업계, 정치권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망중립성은 망 사업자(통신사)가 이를 이용하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차별하면 안된다는 원칙이다. 오바마 정부는 이를 준수했으나 트럼프 정부 들어 달라졌다. 급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려면 콘텐츠 사업자가 네트워크비를 보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망중립성 폐지가 힘을 얻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망중립성 원칙 폐기 결정을 앞두고 업계와 정치권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인터넷 기업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FCC에 14일로 예정된 표결을 연기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FCC는 오바마 정부 때인 지난 2015년 망중립성 원칙을 공식화했다. FCC는 당시 통신법 706조의 타이틀1(정보서비스 사업자)로 분류돼 있던 유무선 ISP(인터넷서비스 제공 사업자)를 타이틀2(기간통신사업자)로 재분류하는 원칙을 정했다.

트럼프 정부는 다시 이를 타이틀1로 복원시키려는 방침이다. 통신을 공공 서비스로 규정하지 않겠다는 셈이다.

트럼프 정부는 망중립성 폐지를 통해 사업자간 경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용자들의 선택권이 다양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를 반대하는 진영에선 이통사가 이해 관계에 따라 트래픽을 고의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중소 인터넷기업은 망 비용 부담으로 고사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해관계자간 의견이 충돌하면서 14일 표결 결과에 따라 상당한 후폭풍도 예상되는 것.

실제로 구글, 페이스북 등이 가입돼 있는 미국 인터넷협회(IA)는 이달 초 FCC에 투표를 연기해달라는 항의서한을 보냈다.

IA 측은 "FCC가 망중립성 폐지 표결을 한다면 지난 2015년 수천만명 미국인이 표명한 지지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망중립성 보호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 추천 제시카 로젠워슬 FCC 위원과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 검찰총장도 표결 연기를 공식 요청했다. 민주당 상원의원들도 표결 연기를 촉구하고 있다.

로젠워슬 위원과 슈나이더맨 총장은 성명을 통해 "FCC가 망중립성 폐지 온라인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명의를 도용했다"며 "이 과정에서 100만건의 가짜 의견이 게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조사와 관련해 FCC는 협조 하지않고 있다"며 "적어도 조사가 끝날때까지 표결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FCC는 공화당과 민주당 추천 비율이 3:2 구조라 표결에 들어가면 무리 없이 망중립성 폐지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서도 '격론'

망중립성 원칙의 기본을 제시했던 미국이 이의 폐지에 나서면서 이와 유사한 기준을 가져갔던 국내에도 직간접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는 가이드라인 형태로 망중립성 원칙이 운영하고 있다. 이를 관리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외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일각에서 망중립성 완화 목소리가 나오면서 망중립성 원칙을 놓고 격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 6일 정책과제 브리핑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트래픽을 과도하게 유발하는 업체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도 망중립성을 강화해야한다는 주장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망중립성 원칙을 아예 법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일각에선 망중립성 원칙은 국가 주도로 통신망을 구축할 때 유효한 개념이고, 민간 주도의 5세대통신(5G) 시대를 앞둔 상황에서 이를 완화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망중립성은 통신, 콘텐츠 제공업체(CP)간 이해 관계가 엇갈려 첨예하기 대립할수 밖에 없다"며 "FCC 정책이 크든 작든 영향을 끼치는 국내 상황에서 국회 등지에선 정치적 셈범까지 얽혀 격론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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