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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모방제품 '미투'에 식음료업계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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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제품' 소송 잇따라…"시장 파이 성장 도움되지만 공멸 위험도 커"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식음료업계가 '미투(Me too·모방)'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투 전략은 한 기업에서 출시한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 경쟁사들이 이를 모방해 비슷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을 말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식품업체들을 중심으로 '미투 제품'을 둘러싼 소송전이 예년보다 많이 진행됐다. 그동안 '미투 제품'을 보며 속앓이만 하던 업체들이 태도를 바꿔 경쟁사에 소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경고하며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려는 업체들이 '미투 전략'을 내세워 모방 제품을 선보이는 사례가 늘면서 '법정 다툼'까지 벌이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미투 제품'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업체들이 R&D에 투자하지 않고 인기에 편승해 단순히 '베끼기'에 혈안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네네치킨이 경쟁사인 bhc치킨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을 앞두고 있다.

네네치킨은 bhc치킨의 '뿌링클 치킨'이 자사 '스노윙 치킨'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bhc치킨은 네네치킨의 일반적인 주장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에 심한 훼손을 입었다는 입장을 밝히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맞선 상태다.

빙그레는 올해 1월 자사 바나나맛 우유 디자인과 유사한 바나나맛 젤리 제품을 제조한 다이식품, 한국금차도, 준 인터내셔널을 상대로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 승소했다. 법원은 바나나맛 젤리의 용기 모양과 디자인이 바나나맛 우유와 상당한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보고 빙그레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지난달에는 CJ제일제당이 자사 제품인 즉석밥 '컵반'을 오뚜기, 동원F&B가 모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CJ제일제당은 "'오뚜기 컵밥' 등의 제품을 생산·수출 등을 금지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법원은 "해당 용기는 흔히 사용되는 형태"라며 부정경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식품업계에서 한 제품이 조금이라도 인기를 얻으면 경쟁사들이 모방해 출시하는 '미투 제품'이 만연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업계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지만 법원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선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의 '미투 제품'을 둘러싼 갈등은 해마다 계속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롯데제과가 자사의 '자일리톨' 제품 용기 디자인을 오리온이 '더 자일리톨'을 리뉴얼하며 비슷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롯데제과는 당시 디자인 사용 중지 요청과 관련한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오리온 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며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후 롯데제과는 그해 12월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오리온이 곧바로 문제된 제품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올해 1월 소를 취하해 문제가 더 커지지 않았다.

2015년에는 샘표와 대상 청정원이 파스타 소스 표절 의혹으로 날선 공방을 펼쳤다. 샘표는 파스타 소스 제품 콘셉트와 카피 등을 도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대상은 "이미 샘표보다 앞서 사용했던 제품 콘셉트"라고 주장하며 근거 자료를 제시해 모든 상황이 일단락됐다.

대상은 당시 "샘표가 점유율 2%도 안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노이즈 마케팅을 펼쳤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까지 경고했으나 이후 샘표의 무대응으로 상황은 마무리됐다.

2014년에는 허니버터 과자와 과일소주 열풍이 불면서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과 롯데주류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맛'을 따라한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돼 미투 논란이 일었다.

라면업계에서는 농심 '짜왕'이 인기를 얻자 오뚜기 '진짜장', 팔도 '팔도짜장면'이 나왔고, 삼양의 '불닭볶음면'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자 팔도가 '불낙볶음면'을 내놓으며 업체 간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외식업계에선 CJ푸드빌 '계절밥상'이 한식 뷔페 열풍을 주도하며 인기를 얻자 이랜드 '자연별곡', 신세계푸드 '올반' 등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을 벌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투 전략으로 시장 파이를 키울 수도 있지만 업체들이 단순히 베끼기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특허나 핵심 아이디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인기 제품을 단순히 모방해 판매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면 단기간에 시장을 키울 수 있겠지만 시장 질서가 파괴되며 한꺼번에 공멸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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