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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출범' 롯데, 애매해진 BU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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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4개 BU, 병렬적 관계 유지…모호한 업무 분담에 계열사 혼란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롯데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올 초 조직됐던 4개 사업 부문별 BU(Business Unit) 조직의 역할이 더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BU가 조직될 당시 일각에서는 BU가 지주사 전환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다가 지주사에 그대로 이식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지난 12일 공개된 롯데지주는 BU와 완전 별개 조직으로 구성됐다. 이로 인해 BU와 지주사간 모호한 역할 분담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지주와 유통·식품·화학·호텔 BU 조직은 동등한 지위를 갖고 병렬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운영된다. 롯데지주는 중장기 전략과 투자 계획 등을 챙기고 각 BU 조직은 사업 부문별 계열사들의 역할을 조율하고 컨설팅 역할을 전담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의 주력 계열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 한 뒤 롯데제과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곳은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로 구성되며 전체 임직원수는 170여명 규모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그의 오른팔로 불리는 황각규 사장이 함께 맡았다.

이로 인해 황 사장의 그룹 내 입지는 한층 더 강화됐다. 그러나 BU 조직은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당초 BU 조직이 롯데지주에 그대로 흡수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각 BU 조직 수장들이 대부분 부회장급이어서 직급상 아래인 황 사장이 대표로 있는 롯데지주에 속하는 것은 맞지 않아 이처럼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직까지 화학, 관광·서비스 등 일부 계열사가 지주사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현재 BU 조직은 94개 롯데 계열사 중 금융 계열사 10여 개를 제외한 나머지로 구성돼 있으며 각 BU는 인사와 재무, 기획, 홍보 등 4개 팀으로 꾸려져 있고 20여 명 내외의 인력이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 초 직접 각 BU장의 보고만 받겠다고 한 만큼 수장은 대부분 부회장급이 맡고 있다. 각 BU의 수장으로는 허수영 사장(화학BU), 이원준 부회장(유통BU), 이재혁 부회장(식품BU), 송용덕 부회장(호텔BU)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BU장들은 부회장급이지만 직급상 아래인 황 사장이 지주사 대표가 되면서 각자의 책임과 역할 분담을 두고 애매해진 상태"라며 "롯데지주와 BU간의 업무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황 사장은 올 초 각 BU장들과 함께 부회장 직급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해 검찰 수사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되면서 승진 대상에서 제외돼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며 "황 사장과 각 BU장들과의 모호한 업무 분배 때문에 당분간 M&A 등 주요 업무 추진 과정에서 많은 혼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롯데 내부에서는 BU 조직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또 지난 2월 말 조직된 BU가 아직까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상태에서 지주사와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지 않자 일각에서는 협업이 좀 더 원활하게 이뤄졌던 정책본부 때가 지금보다 더 나았다는 의견도 내놨다.

롯데 내부 관계자는 "BU 조직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지주사 체제 이전에도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데 지금도 존재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지주사와 BU의 역할 분담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데다 같은 일을 두 번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종종 있는 것 같아 BU로 인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롯데지주는 각 BU와 롯데지주의 소속과 역할이 달라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며 반박했다.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는 "경영혁신실이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것으로, BU 부문에 대해선 중복 부분이 없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업가치를 최대로 증대시키기 위해 협의하고 논의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역할이) 구분돼 있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 관계자 역시 "롯데지주에 화학, 관광·서비스 BU와 관련된 계열사들이 속하지 않은 데다 각 BU의 옥상옥(屋上屋)으로 지주사가 들어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등하게 운영되는 조직으로 봐야한다"며 "BU는 기존에 그룹에서 하지 않았던 계열사간 통합 등 좀 더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역할을 하는 조직이고 롯데지주는 경영상 컨설팅, M&A 검토 등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통·식품 계열사 위주로 지주사가 이뤄져 아직 업무 분담에 대한 평가를 받긴 이르다"며 "BU가 예전보다 많이 안착됐고 지주사도 출범된 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향후 움직임에 대해) 좋은 시선으로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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