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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6조 '롯데지주' 공식 출범…일본기업 이미지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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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경영권 강화…불완전한 출범·호텔롯데 통합 과제 여전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투명 경영 실현'이라는 약속을 이행하고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지주사를 공식 출범한다.

특히 롯데는 그동안 호텔롯데 지분 98% 이상을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해 '일본 기업'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으나 이번에 지주사를 출범하며 일본 지분 비율을 대폭 낮추고 신 회장의 경영권을 한층 더 강화해 일본기업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완전한 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해 그동안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해왔던 호텔롯데와 롯데그룹 지주사간 통합이 진행돼야 하는 만큼 해결해야 하는 숙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신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 주식회사의 공동 대표로 선임된 황각규 사장은 12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롯데지주 주식회사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제 롯데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재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천명해온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과정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며 "이번 일로 경영 투명성은 더 높아지고 주주가치 역시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2007년 일본에 롯데홀딩스를 만들었던 만큼 언젠가 한국에도 이 같이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롯데지주 출범은 신 총괄회장도 원했던 지배구조인 만큼 크게 기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모태회사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된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공식 출범하고 이날 이사회를 거쳐 오후 2시에 출범식을 갖는다. 롯데는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롯데제과 등 4개 회사가 상호보유하고 있던 지분관계를 정리하고 순환출자고리는 대폭 축소시켰다.

◆신동빈·황각규, 공동 대표 체제…"경영 투명성 높였다"

롯데지주는 지주회사가 별도의 사업 없이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로,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할합병비율은 롯데제과 1을 기준으로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다.

롯데지주의 자산은 6조3천576억 원, 부채는 1조5천억 원, 자본금은 4조8천861억 원 규모다. 부채비율은 30.1%다.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자회사는 총 42개사이며 해외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138개사가 된다. 향후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을 통해 편입계열사 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 임병연 부사장은 "현재는 지주사 안에 식품, 유통 계열사만 포함돼 있지만 2~3년 후 화학과 관광, 건설, 제조 등 부문도 지주사에 포함시키고 호텔롯데도 상장시켜 완전한 지주사 형태를 갖추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해외 직접 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며 미래 유망 사업과 M&A 등을 통해 자회사가 사업을 확대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의 대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또 롯데지주는 이날 첫 이사회를 열어 사내이사로 신 회장과 황 사장,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 등 3명을 선임했다. 사외이사진은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 곽수근·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으로 구성됐다.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로 구성되며 전체 임직원수는 175명 규모로 출범한다.

롯데지주는 지주회사가 별도의 사업 없이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로,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의 사업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신규사업 발굴 및 M&A 추진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롯데지주의 주 수입원은 배당금, 브랜드 수수료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수수료는 각 회사의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15% 수준으로, 이날 이사회에서 수수료 등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브랜드 수수료를 약 1천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롯데는 지주회사의 출범과 더불어 새로운 심볼마크도 선보였다. 새로운 심볼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롯데그룹이 새롭게 제정한 비전인 '생애주기 가치 창조자(Lifetime Value Creator)'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았다.

심볼의 둥근 마름모꼴은 롯데의 새로운 터전이 된 잠실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의 부지를 조감(鳥瞰)했을 때의 모양을 본 뜬 것이다. 좌측 하단의 점은 '삶의 시작'을, 연속되는 선은 롯데와 더불어 풍요롭게 흐르는 '삶의 여정'을 표현한다.

롯데지주의 출범으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기존 50개에서 13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순환출자고리 해소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됨으로써 경영투명성이 제고됨은 물론, 사업과 투자부문간의 리스크가 분리됨에 따라 경영효율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이봉철 부사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계속 준비해 왔다"며 "현재 남아 있는 13개 순환출자고리 역시 내년 3월 말~4월 말쯤 완전히 해소될 수 있도록 해 지배구조를 단순화 시키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주사 출범으로 신 회장의 롯데그룹 경영권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13.0%로, 신 총괄회장(3.6%)과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0.3%), 일본 롯데홀딩스(4.5%)에 비해 현저히 높다.

황 대표는 "이번 지주회사 출범은 국민께 '변화하고 혁신하는 롯데'를 만들겠다고 약속 드렸던 것을 실현하는 본격적인 걸음"이라며 "100년 기업을 향한 롯데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그룹이 국내에서 갖는 위상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며 더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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