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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머나먼 임단협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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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교섭 진행 중이지만 노사 간 견해 차이 커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황이 지지부진하다. 조선업계 전반의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회사가 허리띠를 졸라매려 하자, 이에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원활한 타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갈등은 지난해 5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측이 노조에 휴업(휴직) 계획을 통보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당초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20% 반납을 요구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하면서 결국 유휴인력 5천여명에 대한 휴업을 강행했다. 사측은 이들 중 휴직 희망자에 대한 휴직동의서 서명을 받고, 서명자를 대상으로 순환휴직을 시작했다.

조선사업부의 순환휴직은 지난 11일부터 시작됐다. 첫 휴직 대상자는 613명이며 휴직 기간은 오는 10월 22일까지 5주간(추석 연휴 제외)이다. 이 기간 동안 휴직자들은 평균임금의 70% 수준의 급여를 지급받게 된다. 현대중공업의 유휴인력은 5천여명으로 파악되는데, 향후 이와 같은 방식으로 5~600명 정도를 순차적으로 5주간 쉬게 할 예정이다. 다만 이는 향후 수주 물량 등 각종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회사가 조선업 특별고용지원 신청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회사가 정부에 지원을 신청하면 휴업·휴직을 하지 않더라도 정부로부터 세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노조 측은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의 휴업·휴직지원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경기 변동,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악화될 우려가 있는 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1년간 임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측은 또 직원들을 대상으로 5주간의 직무역량향상교육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작업 물량 부족으로 인한 조치로, 직무교육 대상자는 전 사업부를 통틀어 총 359명이다.

그런데 노조는 이들 중 73.8%인 265명이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라고 주장하며 "노조활동에 재갈을 물리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에 파업 참가 노동자들을 직무교육 대상자로 집중 선정한 이유를 지부로 밝혀 달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보를 통해 "교육은 앞으로도 몇 차수 더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번 차수만 보고 파업 참가자가 많다고 단정짓는 건 무리"라고 반박했다.

최근에는 직무교육 대상자 선정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노조에서 제기됐다. 노조는 노보를 통해 "37년 동안 용접일을 했고, '명장' 칭호를 얻은 노동자가 교육 대상자로 선정됐다"며 "교육 대상자 359명 중 253명이 각종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종 자격증 보유자들을 기술연수생 양성 교육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하루아침에 변모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아무리 제 분야 최고 자격증을 가졌다 해도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으면 원 상태에 머물며, 그것은 곧 기술의 후퇴를 의미한다"며 "다수가 교육 내용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업무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지난 15일 노조가 밝힌 금속노조 집행부 선거 포스터 분실 건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앞서 노조는 선거 포스터를 사측이 임의로 떼어낸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사측 관리자들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노조는 아직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새로운 갈등 요소들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10월 말부터 새 노조 집행부 선거 기간이 시작되면 협상이 올해에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백형록 지부장을 비롯한 현 노조 집행부의 임기가 오는 11월30일 종료되기 때문에, 새 집행부가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등의 과정에서 아무래도 교섭이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지난 2015년에도 새 집행부 선거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교섭을 했고, 결국 12월 말 임단협 타결에 성공했다"며 "선거 기간 중에도 교섭은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임단협 협상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임단협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올해까지 2년치를 묶어서 진행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노동자협의회(노협) 측에 희망퇴직 검토, 1개월 이상 순환휴직, 오는 2018년까지 사원·대리급에 대한 10%의 임금반납 등의 방안을 담은 구조조정 안을 전달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적용되는 자구안에 따라 오는 2018년 말까지 직원 1만4천명 중 3~40%의 인원을 줄여야 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노사는 매주 2~3회 정도 꾸준히 교섭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합의안 등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월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진행 중인 교섭의 잠정 중단 ▲경영정상화까지 전 직원 임금 10% 추가 반납 등을 이행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이미 지난해 11월 무파업과 자구계획 이행 동참을 골자로 하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 노사확인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해, 지난해 제출했던 '기본 확약서'와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 사항을 준수하기로 한 바 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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