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이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란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은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 관련 설명회를 갖고 "앞으로 투명경영, 핵심역량 강화, 가치경영, 현장경영 등 4가지 경영방침을 앞세워 외형이 아닌 질적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비전 실현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롯데가 새롭게 발표한 비전은 지난해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혁신안을 발표하며 양적 성장 중심의 성장전략을 질적 성장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결과다. 또 롯데는 '롯데의 브랜드를 통해 고객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선사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이 비전을 통해 미래 50년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황 경영혁신실장은 "롯데그룹이 50년을 경과하고 성장하면서 많은 고객들과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다"며 "최근 여러 일들을 통해 기업의 목표가 양적 성장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신 회장이 발표한 경영 혁신안을 토대로 이를 내부적으로 검토해 새 비전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임병연 가치경영팀장은 "새 비전은 롯데가 고객의 전 생애에 걸친 라이프 영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가치를 전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는 미션을 실현하고자 한다는 뜻을 담았다"며 "신뢰, 독창성, 즐거움 등 롯데그룹이 추구하는 가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주력 사업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관사업으로 사업을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는 앞으로 투명경영 실천을 통해 사회 공동의 성장을 모색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편 핵심역량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률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근본적인 수익구조를 강화하는 가치경영을 실현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제고하고 현장경영을 통해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미래가치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임 가치경영팀장은 "국내외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기술 혁명에 따른 사회 변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외형 성장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제는 숫자적 목표를 가져가지 않고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 미래 성장을 목표로 모범적인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롯데는 일본에서 자수성가한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 1967년 세운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식품, 유통, 관광, 석유화학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첫 해 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롯데그룹은 지난 1984년 매출 1조원을 달성했고 2009년 매출 20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10대 브랜드가 되겠다는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이라는 비전을 선포한 이후 더 빠르게 성장해왔다.
특히 2008년에는 롯데의 해외 진출국이 6개국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3개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그룹 매출 역시 2008년 42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92조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임 가치경영팀장은 "지난 2009년 비전을 수립한 후 두 배 이상 성장해 오며 식품, 유통, 화학, 관광 및 서비스, 금융, 건설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다"며 "그동안 향상됐던 그룹 브랜드 위상도 검찰 수사, 경영권 분쟁 등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이번 새 비전 발표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핵심가치는 전체 종업원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올 상반기 내에 구체적인 것을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최근 조직된 BU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갈 수 있는 업종을 분석하고 유통, 식품, 화학, 서비스, 호스피탈리티(고객 접대)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롯데 측은 이날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지주사 전환과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신 회장은 내년쯤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 가치경영팀장은 "지난 1월 공시 내용대로 지주사 전환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관련 내용에 대해 답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호텔롯데 상장은 현재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으로 주력 사업인 면세 사업이 영향 받고 있어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빠른 시일 내 상장하겠다는 기본 입장은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또 롯데 측은 중국 사업과 관련해서는 현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드러내면서도 계속 사업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황 경영혁신실장은 "중국에서 여러 방안을 강구해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국 측이 어떤 속내를 가지고 있는지 100% 파악이 어려워 앞으로 (중국 사업은)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서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까지 창립 후 17년이 걸린 만큼 중국 사업은 현 시점에서 계속 투자하고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롯데그룹이 50년을 경과하고 성장하면서 많은 고객들과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며 "최근 2년간 일련의 과정을 통해 롯데가 좀 더 좋은 성장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을 통해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롯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후 2시에 '50주년 창립기념 행사'와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 참석한다. 신 회장 주재로 비공식적으로 진행되는 창립 50주년 기념식은 임직원, 관계자 등 800여명이 참석할 예정으로,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 새 비전을 선포한다. 롯데가 그룹 차원의 창립 기념식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념식은 롯데의 50년 역사를 돌아보고 그룹의 첫 사사인 '롯데 50년사'를 신 회장에게 전달하는 봉정식도 진행된다. 이 사사는 6월 경 배포될 예정이다. 또 롯데는 이 자리에서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엠블럼도 발표한다.
신 회장은 "회사를 위해 노력해 온 모든 임직원들에게 감사한다"며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새로운 변화에 과감하게 도전해 100년 기업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격려했다.
이어 오후 4시에 진행되는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 행사에는 신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한다.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의 기업보국 이념 아래 국내 대표 랜드마크를 건설한다는 자부심으로 롯데가 추진해 온 사업이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가 오픈하기까지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준 모든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며 "롯데월드타워가 대한민국 사회의 꿈과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사진=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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