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해상도와 크기로 점철된 모바일 디스플레이 트렌드가 '갤럭시S8'을 기점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외형적으로는 '엣지'를, 사용자경험(UX) 관점에선 '화면비'를, 콘텐츠 소비를 위한 'HDR'이 올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링컨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17' 행사를 갖고 올 한해를 수놓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를 공개했다. 갤럭시S8에는 기존보다 큰 5.8인치, 6.1인치 대화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지만 기기 크기는 전작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립감은 오히려 향상됐다.
◆ 완성형 엣지 스타일, 3년간의 결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대표적인 '엣지' 디스플레이 디자인이 수면 위로 부상한 시점은 지난 2013년부터다.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에서 플렉시블 올레드(OLED)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 디스플레이를 가리켜 '윰(YOUM)'이라 소개했다. 기존 유리 기판을 대신해 매우 얇은 플라스틱을 적용, 휘어질뿐만 아니라 깨지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윰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된 때는 2014년 하반기다.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 개막에 앞서 언팩 행사를 갖고 '갤럭시노트4'와 더불어 '갤럭시노트 엣지'를 깜짝 공개했다. 우측면이 곡선 처리된 형태다. 별도 세컨드 스크린으로 사용 가능했다.
한정 판매된 갤럭시노트 엣지를 뒤로 하고 엣지 디스플레이 디자인이 본격화된 시기는 2015년 ‘갤럭시S6 엣지’부터다. 갤럭시노트 엣지와는 다르게 실용성보다는 디자인적인 심미성을 강조한 듀얼 엣지 디자인을 실현했다. 이후 엣지 디스플레이는 '갤럭시S7 엣지'뿐만 아니라 '갤럭시노트7'에도 도입됐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고수하던 리지드 모델을 제외하고 올해는 과감하게 엣지 모델만을 공개했다.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는 두 모델 모두 듀얼 엣지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자연스럽게 명칭에 '엣지'라는 단어를 쓸 필요가 없게 됐다.
갤럭시S8의 듀얼 엣지 디자인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기존의 심미적 유려함뿐만 아니라 실용성까지 겸비했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이 갤럭시S8의 엣지 디자인을 ‘완성형’이라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하단의 베젤이 최소화되면서 좌우 베젤을 가렸던 엣지 디자인이 더 부각됐다. 곡면으로 휘어진 엣지 형태로 베젤 부분을 대폭 줄였다. 시각적으로 확장감과 개방감을 주면서 손에 쥐는 그립감까지 만족시킬 수 있게 됐다.
◆ 대화면과 그립감 사이의 모순 해결책 '화면비'
대화면에 대한 수요는 시간이 갈 수록 커졌지만 문제는 그립감이다. 사람 손은 한계가 있어 무한정으로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울 수 없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화면비를 통해 양립할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홍주식 IHS 테크놀로지 코리아 수석 연구원은 "소비자는 대화면을 원하고 있지만 기기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주머니에 넣을 수 없는 스마트폰을 꺼린다. 무한정 커지는 것보다 적당한 크기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면적 대비 화면 면적 비율은 지난해까지 7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7 플러스는 화면 면적 비율이 67.7%에 불과하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7은 72%, 갤럭시S7 엣지는 76% 수준이다.
LG전자가 먼저 선공에 나섰다. LG전자는 18:9 화면비를 갖춘 일명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G6’에 탑재시켰다. 기기면적 대 화면 면적비율을 80.4%까지 끌어올렸다. 화면은 커졌지만 전체적인 크기는 오히려 줄었다. 전작인 G5와 비교했을 때 가로는 2mm, 세로는 0.5mm 줄었다. 화면 크기는 5.3인치에서 5.7인치로 커졌는데도 말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8 시리즈도 기존 16:9 화면비가 아닌 18.5:9 화면비를 채택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장착시켰다. 5.8인치 갤럭시S8은 기기 면적 대 화면 면적비율이 83.3%다. 6.2인치 갤럭시S8 플러스는 83.9%로 더 높다. 현재 가장 일반적인 16:9 화면비는 21:9 화면비의 영화 콘텐츠와 4:3 화면비 TV 콘텐츠를 잘 보여줄 수 있어 보편화된 사례다.
최근 TV와 웹 콘텐츠가 16:9로 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다수의 영화는 21:9의 화면비로 제작되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일부 드라마 등 방송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와이드 영상을 기존 16:9 화면비 디스플레이에서 재생할 경우 영상의 가로폭 기준으로 화면이 맞춰지면서, 화면 위 아래에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검은 공간이 나타나게 된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21:9 화면비와 16:9 화면비를 모두 최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18:9 화면비를 채택했다. 갤럭시S8의 경우 전작과 비교했을 때 실제 화면 크기는 18% 커졌지만, 21:9 화면비 콘텐츠를 재생하면 실제 화면 콘텐츠 크기가 전작 대비 36% 더 크게 볼 수 있다.
◆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모바일 'HDR' 실현
LG전자 'G6'와 마찬가지로 '갤럭시S8' 제품군도 HDR 규격을 지원한다. HDR은 화면의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보다 깊이있게 표현하는 화질 기술이다.
HDR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통해 구현되지만 하드웨어가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현재 모바일 디스플레이가 HDR을 구현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LG전자 ‘G6’는 돌비 HDR 규격인 '돌비 비전'과 UHD얼라이언스의 'HDR 10'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갤럭시S8 시리즈도 UHD얼라이언스로부터 모바일 HDR 프리미엄 인증을 획득했다.
실제로 갤럭시S8을 통해 HDR 영상을 감상해봤다. 특별히 뛰어난 화질임을 알기 어려웠다. 하지만 전작과 비교했을 때는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 갤럭시S7과 갤럭시S8로 동일한 HDR 영상을 시청한 결과, 갤럭시S8이 보다 명료한 화질을 구현했다.
상반기 출시 예정인 소니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도 HDR 규격을 지원한다. 해상도는 4K UHD로 G6와 갤럭시S8보다 높다.
하반기 중국 제조업체들도 HDR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차별화 전략으로 활용할 전망이어서 HDR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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