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주소위원회 산한 네임커미티(NameComittee)에 2단계 영문.kr 논의를 안건으로 제안했으나 다수 반대 의견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영문.kr의 2단계도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KRNIC은 지난 14일 열렸던 네임커미티의 안건으로 하루 전 e메일을 통해 위원들에게 2단계 영문.kr 도메인 도입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영문.kr 도메인 2단계 도입(혹은 2단계 공개)은 '000.co.kr'과 같이 현재 3단계의 영문 KR도메인을 간소화해 '000.kr'과 같이 2단계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KRNIC 진충희 과장은 "지난 8월부터 시행한 한글.kr이 2단계로 등록을 받고 있기 때문에 2단계 영문 도메인 도입도 신중하게 검토할 시점"이라며 안건 채택을 제안했다.
도메인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인 네임커미티의 검토를 거친 후 다시주소위원회(NNC)에 상정돼 KRNIC과 협의를 거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주요 정책의 경우 네임커미티 안건 채택후 실제 도입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1년.
따라서 KRNIC은 지금부터 영문.kr 도입을 논의해 적절성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가까운 일본(JP)은 2년 전에 중국(CN)에 올해 초부터 2단계 도메인을 도입한 바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도입을 검토할 때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제기되자 마자 네임커미티 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이유는 매우 중요한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이유와 배경 설명이 없는데다 한글.kr 도메인이 시행된 지 채 얼마되지 않은 상태에서 2단계 영문 도메인 논의는 시기 상조라는 것 때문이다.
네임커미티의 이영음 위원장은 "문제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면서도 "중요한 이슈이니만큼 제안의 이유 및 배경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전응휘 위원은 "한글 2단계에서 이미 영문 2단계에 준하는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한글 2단계 이용에서 발생하는 장단점이 충분히 평가될 수 있는 상황에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2단계 영문 도메인 논의를 반대했다.
서문표 위원도 "한글.kr의 2단계 개방에 따른 그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의 영문 2단계에 대한 의제 체택은 반대한다"며 "한글 2단계 개방 후 정착 단계를 보면서 의제 여부를 결정함이 옳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위원회 일부에서는 "영문 2단계 도입 의제를 기각하는 것은 전문가 집단들이 도메인 등록자와 사용자의 요구를 외면하는 행위"라는 주장을 제기해 앞으로 논란도 예상된다.
이수복 위원은 "co.kr 등록자로부터 co를 떼어버리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보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일단 몇 년이 걸리든 언젠가 풀어야할 숙제이므로 빨리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소위원회 이동만 위원장도 "우선 네임커미티에서 2단계 개방에 따른 기술적인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고 향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토의했으면 한다"며 일단 논의를 시작하는 데 찬성의 입장을 보였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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