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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성공' 코리아 세일 페스타, 대기업만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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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免·마트·일부 시장 등 매출 증가…지역점포·전통시장 '외면'

[장유미기자]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쇼핑·관광축제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중반부를 넘어선 가운데 대기업 중심의 유통업체와 전통시장 간의 성과가 엇갈리면서 여전히 '반쪽짜리' 행사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가 급하게 추진되며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해 시행했지만 결국 이번에도 내수 진작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5.1~8.9%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경절을 맞아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몰렸던 면세점 매출신장률은 30%대까지 치솟았다.

백화점에서는 이사·혼수 시즌을 맞아 가구, 가전, 주얼리·시계 등의 수요가 몰리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롯데에서는 생활가전부문 매출이 44%, 가구·홈패션이 39.6% 증가했고 신세계는 주얼리·시계 36.1%, 가전 40.9%, 가구 56.5% 등으로 나타났다. 또 미끼 상품이 많았던 패션 제품 역시 매출이 늘어나면서 롯데에서는 해외패션 매출이 19.6% 늘었고 신세계에서는 여성의류(5.5%), 남성의류(3.4%), 명품(9.4%) 등이 선전했다. 현대 역시 해외패션(16.9%), 여성패션(15.3%)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 정현석 영업전략팀장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맞아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늘었으며 특히 생활가전 및 가구, 홈패션 등의 상품군 매출이 좋았다"며 "남은 세일 기간동안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들의 이 같은 매출 상승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도 한 몫했다. 각 백화점별로 중국인이 많이 몰리는 점포 매출을 분석한 결과 롯데백화점 본점은 같은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유커) 실적이 작년 행사 기간보다 27%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는 전년 대비 60.0%나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은 개별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린 무역센터점 매출이 65.2%로 가장 크게 증가했고 전체 점포 평균 유커 매출 신장률은 43.2%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패션(61.3%), 여성패션(55.1%), 잡화(51.1%) 등 유커들이 선호하는 품목의 매출이 급증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면세점 역시 국경절(10월 1~7일) 특수와 맞물리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소공동 본점 매출이 32% 증가했으며 유커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면세점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11일간 장충동 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용산 HDC신라면세점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전체 매출 신장률이 10.7% 늘었고 신선식품(23.9%), 가전제품(16.9%), HMR식품(13.8%), 가공식품(9.5%) 등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지역 거점 시장들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 동안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이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거점시장 17곳 중 15곳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73.0%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매출액은 20.8% 증가했으며 증가액 구간별로는 20∼30%가 45.9%로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는 농산물, 축산물이 각각 23.8% 매출액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두고 일부 유통업체들만의 '잔치'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전통시장들의 참여율이 적어 행사 효과를 누린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전통시장 수는 전체 1천439개의 3분의 1인 400여개로, 이마저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상인들과 방문객들이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전통시장이 참여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의 매출 신장세가 전통시장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은 전통시장의 시설이 노후화된데다 홍보 부족으로 방문객들의 관심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라며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주요 고객층이 중국인을 중심으로 편중되면서 이들이 잘 가지 않는 지방이나 전통시장은 소외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중국인들은 현지에서 모조품(일명 짝퉁)을 접할 기회가 많아 이런 물건이 많이 보이는 전통시장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전통시장으로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정부와 상인들이 경쟁력 높이기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지난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됐다는 지적을 감안해 현대자동차·삼성·LG 등 제조업체들이 이번 행사에 함께 참여했으나 기존 할인행사와 큰 차별점이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외 할인 행사에 비해 할인 폭이 적은데다 품목 역시 기존과 다르지 않은 '떨이 상품'이 많아 구입할 것이 없다는 평가도 줄을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통업체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제조업체까지 참여하며 규모는 커졌지만 내수진작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단순 수치로는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보이지만 개천절이 토요일이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월요일이어서 '휴일효과'가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에 비해 효과가 크진 않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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