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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저가 주스, 여름 지나면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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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 매출 30~40% 감소…'따뜻한 음료·커피' 등 대체 상품 강화

[장유미, 강민경 기자] 저가형 생과일주스 전문점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브랜드형 생과일주스와 비슷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에 계절 기호식품으로 급성장한 덕분이다.

여기에 익숙한 과즙 음료을 재료로 해 고객 확보가 유리하다는 점과 손쉬운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소자본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제철 맞은 저가 주스 시장이 성수기를 넘긴 하절기 이후에도 인기가 지속될 지는 의문 부호를 매다는 이가 많다.

◆ 골목 장악한 '저가 쥬스' 창업붐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저가 생과일주스 시장에서 가맹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업계 1위인 쥬씨와 쥬스식스, 킹콩쥬스, 곰브라더스 등 10개가 넘는다.

기존 생과일주스 시장은 커피전문점이나 '망고식스', '스무디킹', '잠바주스' 등 브랜드형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으며 4천원대 이상으로 판매됐다.

반면 저가 주스 업체들은 소형 매장으로 출점해 창업비용을 낮추고 과일을 가맹본사가 대량 구입해 공급 단가를 낮춰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다. 이들은 기존 과일 주스 전문점보다 3분의 1 이상 저렴한 1천~2천원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날이 더워지면서 저가 주스업체들이 일평균 600~1천잔 가량 판매하는 등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초성수기인 여름이 되면 매출이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저가 주스를 판매하는 전문 매장들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저가 생과일주스 업계 1위 업체인 '쥬씨'는 지난 2009년 건대 1호점에서 처음 시작됐다. 낮은 가격을 앞세운 덕분에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게 되자 지난해 5월부터는 가맹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이후 매장 수는 급속도로 증가해 지난해 7월 50호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도 안돼 이달에는 11배 가량 증가한 587개(11일 기준)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쥬시가 인기를 얻자 '망고식스'를 운영하고 있는 케이에이치컴퍼니도 지난해 10월 생과일주스 브랜드 '쥬스식스'를 론칭하며 저가 주스 시장에 진출했다. 이곳도 매장규모와 인력, 재고를 최소화시키며 저렴한 가격을 유지한 덕분에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인기에 힘입은 사세 확장세는 브랜드 론칭 7개월여만에 전국 150여개의 매장으로 확대됐다.

◆ '박리다매'형 창업붐, 수요 한계가 고비

이 외에도 지난 2월에 오픈한 신규업체 곰브라더스는 사업을 시작한 지 석 달만에 40여곳과 가계약을 마쳤다. 올해 가맹사업에 뛰어든 킹콩쥬스도 전국에 50여개 매장을 운영하며 매장 수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주스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며 "커피전문점 대체 아이템으로 주스 전문점들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 올해 창업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계절 수요에 민감한 저가 주스전문점 확장세는 팥빙수 프랜차이즈의 '반짝 인기' 처럼 수요가 급속도로 사그라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제품 가격이 저렴한 만큼 수익성이 낮아 '박리다매' 전략에 걸맞는 소비가 겹치지 않으면 가맹점주들의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저가주스의 식재료 원가율은 매출 대비 최고 50%선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기에는 성수기 때보다 매출이 30~40% 떨어질 것으로 보여 저가 주스가 '한철' 장사로 끝날 수 있다"며 "하루 평균 5개 안팎으로 저가 주스 매장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가맹점주들에겐 위험요소"라고 말했다.

◆ 상품 '이원화'로 비수기 대책나서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비수기에 대비하기 위해 커피와 주스를 동시에 판매하는 상품 이원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쥬스식스의 경우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커피식스'와 점포를 반씩 나눠 운영하는 '쥬스식스X커피식스' 복합 점포를 중점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쥬스식스 관계자는 "생과일주스만 취급하는 매장은 겨울철 비수기 매출이 여름철 성수기에 비해 약 40%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커피를 같이 팔면 매출 감소율을 20% 정도 줄일 수 있기에 복합 매장의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곰브라더스도 쥬스식스처럼 커피와 주스를 함께 판매한다. 이곳은 아메리카노 등 기존 커피 메뉴 외에도 크림아트라떼 등 이색 커피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곰브라더스 관계자는 "매장 콘셉트는 100% 생과일주스 전문점이 아닌 '커피 반 주스 반'"이라며 "모든 매장에 커피메이커를 설치해 따뜻한 음료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여름에는 생과일주스 판매에 주력하고 가을과 겨울에는 따뜻한 커피를 팔면서 비수기의 저조한 매출을 보완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만들어 놨다"고 덧붙였다.

반면 쥬씨의 경우 커피보다는 겨울철 신메뉴 개발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곳은 비수기와 성수기의 매출 차이가 30% 정도 벌어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딸기·바나나즙을 따뜻한 우유와 섞어 만든 '딸바라떼', '바나나라떼' 등의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또 향후 커피를 포함해 오렌지주스, 귤주스, 자몽주스 등을 뜨겁게 데워서 판매할 계획이다.

◆ '가성비+신뢰' 구축이 경쟁력

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장을 맡고 있는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이용기 교수는 "커피와는 달리 주스는 따뜻하게 데워 먹는 것이 아직까지 일반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따뜻한 과일음료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떻게 인식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수기를 대비해 확실한 수익모델을 구축하지 않은 '미투' 업체들은 생존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우려에도 일부 업체들은 겨울 장사를 할 수 있는 메뉴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으나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과 김태희 교수는 "생과일주스 매장이 한 철 장사로 끝나지 않으려면 고객들에게 양이나 단가, 품질 측면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가성비가 좋고 믿을 수 있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업체만이 계절이 지나도 살아남을 것"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2013년 유행했던 한국식 디저트 업체들도 지금은 살아남을 곳만 살아남았듯 자체 경쟁력 없이 기존 업체를 따라하는 브랜드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강민경 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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