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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 아빠' 주호성이 영화 감독이 된 이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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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배우, 연출가, 성우로 활약했던 그의 늦깎이 감독 작업기

[권혜림기자] 만 64세의 나이에 늦깎이 감독으로 데뷔한 주호성은 대중에게 가수 겸 배우 장나라의 아버지라는 사실로 잘 알려져있다. 그가 장나라의 아버지인 것도, 장나라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1인 기획사 나라짱닷컴의 대표인 것도 맞지만 배우, 연극 연출가, 성우로서의 이력 역시 묵직하다. 후시녹음이 보편적이었던 1970~1980년대 약 1천200편의 영화에서 유명 배우들의 목소리를 대신 연기했던 주호성은 그로부터 약 40여 년만에 직접 메가폰을 잡고 영화 현장을 누볐다.

주호성 감독이 첫 연출을 맡은 영화 '폴라로이드'(감독 주호성/제작 ㈜DVC픽쳐스, 친스밍위에공사)는 일찍이 철이 들어버린 아이 수호와 영원히 철이 들 것 같지 않을 엄마 은주, 모자 앞에 나타난 중국인 남자 양밍까지 세 사람의 인연을 통해 희망을 잃지 않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의 개봉을 맞아 조이뉴스24와 만난 주호성 감독은 "시사를 통해 영화를 공개하기 전까지 계속 이렇게 저렇게 편집하며 만지작거렸다"며 "그러다보니 영화를 매 커트 다 외우게 됐지만 그래도 후회되는 부분들이 있더라"고 알렸다.

중국에선 '장나라 아버지'라는 뜻의 애칭 '장빠'로 불리는 주호성은 '폴라로이드' 현장에서도 같은 호칭을 고집했다. '감독님'이라는 소리가 어딘지 민망하고 어색했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주 감독은 "저보고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앞에 '장나라'가 생략된 호칭이다. 중국에선, 심지어 언론에서도 저를 '장빠'라고 한다. 감독이라는 호칭은 못내 어색하더라"고 웃으며 답했다.

연극 배우이자 연출가로, 영화 후시 녹음에 참여하는 성우로 수십 년 간 문화계를 누빈 그가 환갑을 훌쩍 넘은 지금에서야 영화 연출에 도전장을 낸 이유가 궁금했다. 주호성 감독은 "많은 일들을 하다 보니 너무 바빴다"며 "연극하랴, 녹음하랴, 학생들 연기를 가르치랴, 거기다 장나라의 매니지먼트까지 하게 되면서 더욱 시간이 없었다"고 답했다.

"연극은 100여 편 이상에 참여했죠. 대학극부터 시작해서 일반 연극 극단의 작품까지 말예요. 1987년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남자 연기상을, 1988년에 백상예술대상에서 연극으로 남자연기상을 받았어요. 2008년 쯤 세계 소극장 연극페스티벌이 있었는데 중국어로 준비한 모노드라마 '원숭이 피터의 멋진 생활'이라는 작품을 가지고 작품상, 연기상, 연출상까지 받았죠. 올해 '폴라로이드'를 선보인 것 외에 다른 계획이 있다면 '원숭이 피터의 멋진 생활'을 다시 북경에서 선보이는 거예요."

주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상업적 목표를 실현시킬 생각은 없다. 이는 영화를 가득 채운 휴머니즘적 메시지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을 캐스팅한 데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돈에 욕심이 있지 않다. 영화를 대박 내 돈을 얼마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입을 열었다.

"영화 산업에선 물론 흥행도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재미를 비롯해 여러 요소가 있어야 하지만 저는 영화를 사회적 책임이 있는 대중 예술이라 생각해요. 사람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람 사이의 용서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죠. 영화를 통해 워킹맘으로 일하는 엄마와 아이 사이의 사랑을 그렸는데, 관객들이 내 가족과 이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끌어안고 돌아갈 수 있다면 이 영화는 성공한 것이라 생각해요."

감독으로선 신인이지만, 주호성 감독에겐 딸 장나라라는 카드가 있다. 장나라는 영화 속 수호의 담임 교사로 우정 출연했지만, 사실 더 큰 배역을 맡겨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 수도 있었다. 중국의 투자사로부터 일부 제작비를 투자받은 만큼 투자자들은 장나라의 출연을 누구보다 원했다. 고민은 온전히 주 감독의 몫이었다.

"처음에는 속으로 갈등도 많았어요. '나라에게 이 영화를 하자고 할까?' 생각했죠. 하지만 그랬다면 나라가 기막히게 연기를 잘했다 해도 그게 나라의 공이 되지 않을 수 있고, 혹은 제가 연출을 잘해도 딸 덕에 영화를 만든 사람이 됐을 거예요."

'폴라로이드'는 시작일 뿐, 주호성에겐 영화 감독으로서 꿈과 계획이 남아있다. 가장 만들고 싶은 영화는 수양 어머니였던 김숙자 선생의 도살풀이춤에 대한 이야기다. 일제시대, 만주로 위문 공연을 다니던 예인들을 주인공으로 해 민족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 주호성 감독의 바람이다.

"그 과정에서 예인들이 독립군을 만나게 되고, 그들 무리에 섞여 위안부에 끌려가기도 했던, 그런 사연들을 영화로 만들고 싶어요. 춤 잘추던 미모의 춤꾼이니 로맨스도 있었겠죠. 그 춤의 아름다움을 영상에 담고 싶다는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무형문화재 97호인 도살풀이춤의 장단과 춤을 보는 재미를 관객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죠."

한편 '폴라로이드'에서 아들 수호 역은 아역 김태용이, 엄마 은주 역은 배우 정재연이, 양밍 역은 중국에서 활동 중인 배우 양범이 맡았다. 영화는 지난 16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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