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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한 상황의 수원, '중심'을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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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구단들 '성적'-'유소년' 등 확실한 목표 세워 잘 나가는데…

[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은 2008년 정규리그 우승을 끝으로 더 이상 K리그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2009, 2010년 연속 FA컵 우승을 들어올리기는 했지만 장기 레이스에서는 힘이 떨어져 우승 문턱에도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수원의 힘이 떨어지는 사이 K리그의 판도는 요동쳤다. 라이벌 FC서울은 2010, 2012년 두 번이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더니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수확했다. '지방구단'으로만 인식됐던 전북 현대 역시 2009, 2011년 K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2006년)과 준우승(2011년)의 좋은 성적을 냈다. 또 국내 최고의 클럽하우스 신축으로 명문 구단의 토대를 닦았다.

포항 스틸러스 역시 2009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정규리그에서도 3위 이내의 성적을 유지 중이다. 울산 현대도 지난해 아시아 정상을 경험했고 올해 K리그 우승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최소 아시아 정상은 맛본 구단들이다.

수원 역시 아시아 정상을 경험한 '기억'이 있다.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안클럽챔피언십(2001, 2002년) 우승이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로 확대 개편된 뒤 수원의 성적은 2011년 4강이 최고다. 올해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수원 응원곡 중 '우리는 아시아의 챔피언'으로 시작되는 노래가 어느 순간부터 불리지 않는 것도 이런 최근 부진한 성적에 기인한다.

경쟁 구단과 달리 수원의 현주소는 암울하다. 올 시즌 구단 운영비는 50억원 정도 줄었다. 아끼기에만 집중하다보니 겨울,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제대로 된 선수 영입이 없었다. 스테보와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았고 라돈치치는 일본으로 임대됐다. 그나마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산토스를 중국 슈퍼리그에서 데려와 나름 잘 활용하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K리그의 전반적인 기류가 살림살이 줄이기에 초점이 맞춰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씀씀이가 있었던 수원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만 커지고 있다. 수원 관계자는 "주변에서 '수원마저 이러느냐'는 말을 많이 한다. 뭐라고 할 말이 없다"라고 속타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올해 수원의 우승 꿈은 이미 물 건너갔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만 얻어도 다행이나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 34경기를 치른 수원은 승점 50점으로 5위에 머물러 있다. 1경기를 덜 치른 4위 서울(54점)이 삐끗(?)하기만을 바라야 한다. 최근 3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잇따라 1-2로 역전패를 한 것이 치명타다.

앞으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수원이 '축구수도'라고는 하지만 프로야구 10구단 KT WIZ가 2015년 1군 무대에 뛰어들기 때문에 인기 경쟁은 불가피하다. 수원시와는 여전히 소통이 잘되지 않고 있다. 스포츠마케팅을 제대로 한 번 해보려고 해도 경기도 산하의 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경직된 일 처리에 진땀만 흘리고 있다. 향후 프로축구연맹의 선수 연봉 공개가 실행되면 우수 선수를 그러모으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손발이 묶여버린 상황이니 수원 구단도 과거의 영화에 묶인 채 미래로 걸어가기 어렵다.

그나마 수원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유스팀의 활약과 성장이다. 2008년 창단한 18세 이하(U-18)팀 매탄고가 전국체전 고등부 정상에 오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인재가 몰리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매탄중(U-15팀)-육성반(U-12팀)-육성반(U-10팀)-리틀윙즈(보급반)으로 이어지는 유소년 시스템도 구축됐다.

서정원 감독도 빠른 패스축구를 선보이며 팀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롱패스 위주의 패턴을 버리니 경기를 보는 재미는 올라갔다. 수원의 경기당 평균 패스가 550개 이상을 넘어간다. 김두현 등 핵심자원의 부상 가운데서도 위기 탈출 방법을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투자는 필요하다. 장, 단기로 나눠 효율적으로 자금을 집행해야 한다. 남 잘되는 상황만 지켜보다가는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 현재의 수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포항처럼 유소년 육성에 올인을 하든가 전북처럼 선수 그러모으기로 K리그의 판을 흔들며 미래를 준비하는 구단으로 나아가든가 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실패를 맛본 외국인 선수 영입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

서정원 감독은 서울의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대해 "솔직히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자극이 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라며 쿨한 태도를 보였다. 수원이 과거의 찬란한 영광을 되찾고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 없이는 성적, 마케팅, 유소년 육성 어느 하나 잡기 힘들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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