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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국민거포'의 가능성을 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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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지키다 벼랑끝 팀 구하는 한 방…넥센 패배로 아쉬움 남겨

[정명의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4번타자 박병호(27)가 '국민거포'의 가능성을 보이며 생애 첫 가을잔치를 아쉽게 마감했다.

박병호는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팀이 0-3으로 뒤져 패배 일보 직전이었던 9회말 2사 1,2루에서 극적인 동점 3점포를 작렬시켰다. 시즌 마감을 눈 앞에 두고 있던 넥센은 박병호의 홈런으로 기사회생했지만, 연장전 끝에 끝내 두산에 승리를 내주며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비록 넥센이 탈락하긴 했지만, 박병호의 극적인 홈런은 패배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았다. 왜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박병호 시리즈'라고 부르는지를 확실히 알린 한 방이었다. 박병호의 방망이에는 절대 방향을 틀 수 없을 것 같은 경기 흐름을 일순 뒤바꿀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이날 경기 흐름은 두산이 4회초 이원석의 선제 3점 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뒤 한 번도 넥센 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넥센이 9회말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은 뒤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산이 '에이스' 니퍼트를 소방수로 마운드에 올렸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대타 장기영과 이택근이 니퍼트를 상대로 연속 삼진을 당하며 아웃 카운트에 2개의 빨간 불이 들어왔다. 한 타자만 더 잡아내면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다음 타자가 박병호였지만 큰 기대는 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앞선 4차전까지 타율 1할4푼3리(14타수 2안타)의 부진에 빠져 있던 박병호가 이날 경기 앞선 세 타석에서도 모두 범타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설령 박병호에게 안타를 허용하더라도 두산에게는 3점의 리드가 있었다. 홈런이 나오지 않는 한, 박병호의 타석에서 두산의 리드가 사라지는 상황은 일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그 단 하나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니퍼트의 3구째 높은 코스의 시속 148㎞ 빠른공을 받아쳐 중월 스리런포로 연결시킨 것이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넥센이지만 결국 연장 13회초 대거 5실점했고, 13회말 터진 이택근의 투런포에도 5-8로 패하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박병호는 '승리의 영웅'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자신의 괴력을 만천하에 똑똑히 알렸다.

박병호의 활약이 극적이었던 이유는 부진 속에서도 조용히 때를 기다리다 결국엔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어딘가 낯설지가 않다. 바로 '국민타자' 이승엽(37, 삼성)이 자주 보여주던 모습이다.

이승엽의 극적인 활약 중 대표적인 것이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이다. 이승엽은 6-9로 뒤지던 9회말 1사 1,2루에서 LG의 필승카드 이상훈을 상대로 동점 3점포를 터뜨렸다. 삼성은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이 연이어 터져나오며 10-9로 승리,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당시 이승엽은 6차전 동점 홈런을 터뜨리기 전까지 상대의 집중 견제로 인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었다. 그러나 꼭 필요한 순간,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대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이승엽은 내내 부진하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역전 투런포를 때려내며 한국의 우승에 디딤돌을 놓았다.

물론, 아직 박병호를 이승엽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승엽은 한-일 통산 50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선수다. 홈런왕도 5차례나 수상했다. 그에 반해 박병호는 이제 겨우 2년째 풀타임 주전으로 뛰며 통산 105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승엽이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선수라면, 박병호는 그 자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이승엽을 좇아 한국 프로야구의 거포 계보를 이을 대표적인 선수가 박병호라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타격 스타일에서는 전성기의 이승엽과 차이를 보이지만, 전형적인 홈런타자라는 점은 공통점이다. 아직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도 박병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성장한 박병호다. 단순히 홈런을 많이 때려내는 것이 아닌, 극적인 순간 소름을 돋게 하는 스타 기질도 갖췄다. 넥센의 가을야구 마감으로 아쉬움이 남았지만, 박병호는 국민거포로서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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