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 언제나올까

올해 게임 업계의 최대 이슈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 등 비디오용 게임기가 국내에 유통된다는 점. 이들 비디오 게임기가 과연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 업체들은 비디오 게임 시장 개막에 대해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는가. 하드웨어인 게임기 유통은 소니나 MS, 일부 대기업이 직접 나설 태세. 그렇다면 게임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비디오 게임을 개발하거나 외국의 게임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방식으로 이 시장에 참여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국내 게임 업체들은 비디오 게임 분야에서 방관자 역할에 머물고 있다. 우선, 내달 22일 국내 정식 출시하는 PS2의 게임의 경우 국내 개발 타이틀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24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한국지사인 SCEK는 다음달 22일 자사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공식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SCEK는 같이 유통할 14개의 PS2용 게임 타이틀과 국내 라이선시들을 함께 발표했다.

SCEK의 발표에 의하면 아오조라엔터테인먼트 등 22개 국내 업체가 PS2용 게임 개발 및 유통 라이선시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중에서 제대로 PS2용 게임 개발을 진행 중인 곳은 1곳 밖에 없다. 나머지 업체들은 개발툴을 들여와 분석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어 언제쯤 국산 타이틀이 나올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다.

기껏 준비한다는 업체들이 외국에서 개발한 PS2용 게임을 국내 유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아직 국내에서 PS2용 게임을 개발할 수준에 도달한 개발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PC용 게임과 달리 비디오 게임기는 정해진 하드웨어 사양에 맞게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PC용 게임만 개발하던 개발자들에겐 PS2용 게임 개발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개발 수준 못지않게 업체들의 미온적인 대처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어느 정도 시장 지배력이 있는 업체들도 “아직 비디오 게임의 시장성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좀더 시간을 지켜본 후 개발에 들어가려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이 형성된 다음에 진입하는 것은 늦다. 수많은 PS2용 게임들이 외국에서 개발되고 있다. 서둘지 않으면 우리 나라 게임이 들어설 땅을 잃게 된다.

현재 국내 업체로 가장 먼저 PS용 게임을 내놓을 것으로 유력한 곳이 조이캐스트. 조이캐스트는 자체 개발한 PS게임 `마닉 게임 걀(Manic Game Gal(가칭))`을 개발, 조만간 발매할 예정이다.

조이캐스트 측은 또 올 여름 발매를 목표로 PS2 게임 `프로젝트 W`을 제작 중이다. 조이캐스트의 게임은 한빛소프트에서 국내 유통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 중엔 조이캐스트 외에는 아직 뚜렷한 계획을 발표한 곳이 없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도 최근에야 비디오 게임 부서를 결성해 개발툴 연구 작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개발한 게임을 PS2용으로 전환한다는 기본적인 계획만 갖고 있다.

아오조라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언제부터 어떻게 개발한다는 계획은 아직 없다. 현재로선 자체적인 개발 능력이 없기 때문에 외부 개발사에 의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넥슨 측도 “현재 일본 현지법인에서 PS용 게임 개발에 착수했으나 어떠한 타이틀을 개발할지 계획은 없다. 현재 상황으로 보아서는 언제쯤 나올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로커스홀딩스 손노리 사업팀도 “당초 ‘화이트스톰’을 PS용 게임으로 개발하려 했으나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해 보류중이다. 지금으로 봐서는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 좀더 시장성을 지켜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프트맥스 측도 “현재 ‘마그나카르타’를 놓고 PS용 게임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