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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양날의 검' 과열되는 시장, 그리고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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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코로나19 시대, 과거와 달라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역대급 불마켓(Bull Market·강세장), 부동산값 폭등, 비트코인 신고가.

자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 속 풍부한 유동성과 부동산 규제,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시장이 과열되면서 일각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바로 인플레이션 우려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이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시중에 쏟아부은 돈은 작년 9월 말 기준 무려 19조5천억 달러(약 2경1천100조 원)에 이른다. 이처럼 돈이 천문학적으로 풀려 있는 데도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격인 미국은 지난달 9천억 달러에 더해 앞으로도 1조9천억 달러를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한 투자자가 시황판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한 투자자가 시황판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인플레이션 우려다. 이미 시중 유동성이 역대급인데 여기에 돈이 더 풀리면,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단 시장 논리에서다.

경험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주식시장에 악재다. 물가 상승이 정부의 기준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탓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과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은 커지고 유동성은 축소된다. 기업 입장에서 이자는 일종의 비용인데 이게 뛰면 실적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시중 금리 인상 자체가 기업의 현재가치를 떨어뜨려 증시 투자 유인이 그만큼 약화되는 것이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막바지던 2018년 하반기 미국을 비롯한 국내 증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해 10월에는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되면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일련의 우려는 이번에도 현실이 될까.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19 팬데믹이란 유례없는 비상시국을 나고 있단 점이다. 사상 최대의 유동성도 결국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증시는 유동성과 기업 이익치의 함수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순이익 기여도는 이미 35%에 달한다. 역대급 유동성에 경기 회복으로 인한 기업 실적 개선까지 뒷받침된다면, 주식을 비롯한 자산가격이 더 오르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비둘기파'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가 "지금은 걱정을 하기보다 대범하게 돈을 풀 때(big act)"라고 얘기한 게 불과 일주일 전이다. 인플레이션 압박에 금리 변동성이 커진다 해도 코로나19가 현재진행형인 지금으로선 연준이 개입해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코로나19 이후 시장은 '가보지 않은 길'을 여러 차례 잘 통과해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각종 자산가격은 치솟고 있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일각의 우려엔 일리가 있지만, 시장을 예단하는 것 역시 섣불러 보인다. 우리 자본시장에도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걸맞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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