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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街 2·3세가 뛴다] 리베이트 먹구름 낀 국제약품 남태훈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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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 경영 선언 3년 만에 유죄 확정…신뢰도·이미지 추락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신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유독 강하다. 유난히 전문경영인이 드물고 2~4세로의 경영승계가 활발해서다. 최근 분위기는 더 심화하는 분위기다. 제약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맨손으로 오늘날의 제약업계를 일군 창업 1세대 퇴진과 함께 그 자녀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제약街 2·3세가 뛴다]는 기획을 통해 젊은 경영인의 뒤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윤리강령과 표준내규에 따른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을 통한 '윤리경영과 윤리영업'을 바탕으로 해서 제품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제약품의 오너 3세 남태훈 대표가 올해 초 던진 신년사다. 남 대표가 리베이트 혐의 유죄 확정으로 강력하게 드라이브 걸던 '윤리경영'이 무색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반부패 경영을 선언한 지 3년 만에 리베이트 유죄 확정을 받으면서 추락한 기업 신뢰도와 이미지 개선은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1980년생인 남 대표는 남영우 국제약품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인 고 남상옥 회장의 손자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보스턴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국제약품 계열사 효림산업 관리본부 인턴사원으로 입사했다.

2009년 국제약품 마케팅부 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획관리부 차장, 영업관리부 부장, 영업관리실 이사대우를 거쳐 2013년 국제약품 판매총괄 부사장을 역임하고 2017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 [국제약품]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 [국제약품]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제약품은 약사법 위반에 대한 벌금 3천만 원 완납과 남 대표를 비롯한 임원 3명의 집행유예 사실을 적시했다. 남 대표는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확정받았다. 2013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전국 384개 병·의원 의사에게 42억8천만 원 상당의 금품수수를 제공한 혐의다.

일각에선 남 대표가 제약 젊은 리더로서 혁신적인 경영 스타일, 정책도입 등 국제약품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와 달리 준법경영에 발목이 잡히며 오너리스크라는 악재를 떠안게 됐다고 평가한다. 이런 리스크는 최근 몇 년 사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국제약품은 지난 2015년 매출 1천176억 원, 2016년 1천206억 원, 2017년 1천233억 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에는 2천억 원 매출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이런 성장 배경에는 남 대표의 미래성장동력으로 꼽은 마스크 사업이 적중했다. 과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국민보건에 관심을 보여온 남 대표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제약회사 최초로 자체 마스크 생산시설을 갖추며 지난해부터 '메디마스크'를 생산해 왔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국적으로 마스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마스크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대응한 일회용 체온계 '메디터치'를 출시하며 의료기기 사업도 강화했다.

실제 국제약품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356억 원으로 전년보다 2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 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상반기 매출액은 6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557억 원보다 23.4% 증가했다.

여기에 고지혈증 치료제 '에제로바정'과 인공눈물 '비스메드', 소염효소제 '브로멜자임' 등 주력제품의 매출 호조는 실적 상승에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국제약품]
[국제약품]

최근 전문의약품 위주의 영업에서 일반의약품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구충제 '네오벤졸(주성분 알벤다졸)'을 최근 발매하며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회사 브랜드를 알릴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남 대표는 실적 향상을 통해 승계 안착을 꾀하고 오너 리스크의 꼬인 스텝를 풀어나간다는 목표다. 그는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성장 없는 이익은 존재할 수 없고, 이익 없는 성장은 더더욱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리베이트 유죄로 국제약품이 추진하고 있는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확보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본다. 국제약품은 ISO37001 인증을 목표로 삼아왔지만 남 대표 등이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따른 이미지 추락 등으로 전망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를 주도한 1~2세대 오너에서 젊은 리더들로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침체한 국내 제약시장에서 후계 경영인들의 능력과 추락한 이미지 개선 등 남 대표의 경영 행보에 발걸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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