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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오스카 4관왕에 농심이 함박웃음 짓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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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짜파구리'에 세계적 열풍…농심, 해외사업 확대 '청신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농심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영화 기생충 속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에 대한 관심이 해외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판매량도 덩달아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짜파구리'는 세계 각지에서 영화 '기생충'이 개봉할 때마다 현지 요리 사이트와 SNS를 뜨겁게 달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짜파구리(jjapaguri)', '기생충 라면(parasite ramen)' 등 검색어는 해외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로 올라와 있을 정도다.

'짜파구리'를 먹어본 세계인들은 "달짝지근하고 중독성이 있어 단숨에 다 먹어 치웠다", "소고기를 넣지 않았는데도 꽤 맛있었다"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짜파구리 조리법 영상 [사진=농심]
짜파구리 조리법 영상 [사진=농심]

짜파구리는 지난 2009년 농심이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이 자신만의 이색 레시피로 소개하며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이후로 소비자가 취향대로 제품을 요리해 먹는 모디슈머(Modify와 Consumer의 합성어) 트렌드가 번지며 '짜파구리'는 모디슈머 열풍의 원조로 꼽히고 있다.

영화에서는 충숙(장혜진)이 박 사장의 아들에게 주기 위해 '짜파구리'를 급하게 요리하는 장면이 나온다. 박 사장의 아내 연교(조여정)의 전화를 받은 충숙은 두 개의 라면을 섞은 '짜파구리'를 요리한 후 한우를 얹어 준다.

이 장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10월 미국 할리우드에서 열린 시사회 직후 간담회에서 "두 개의 인스턴트 누들을 섞은 것으로, 하나는 짜장이고, 다른 하나는 매운 라면"이라며 "부자들은 잘 안 먹지만 중산층과 아이들에겐 인기가 있는 음식으로, '애는 애'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 장면을 삽입했고, 부자답게 등심까지 토핑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기생충'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는 '짜파구리' 조리법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구독자 400만 명을 자랑하는 유튜브 한식 요리 채널인 '망치(Maangchi)'에는 일주일 전 '쇠고기 짜파구리'라는 동영상이 올라와 외국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지난 10일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소식이 전해진 후에는 "축하하는 의미에서 짜파구리를 요리해 먹어야겠다"는 이야기가 SNS를 통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트위터에 "대사관 동료들과 함께 짜파구리를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 관전 파티를 즐기고 있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트위터 캡쳐]
[사진=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트위터 캡쳐]

이에 농심은 '짜파구리'에 대한 세계 각국의 거래선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자사 유튜브 채널에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이날 게재했다.

농심 관계자는 "영화에 나온 짜파구리를 누구나 손쉽게 조리해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을 안내하는 영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또 농심은 세계 각국의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을 나눠주며 '짜파구리' 홍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7일부터 상영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기생충 영화 포스터 패러디와 조리법을 넣은 홍보물을 제작해 짜파구리를 알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한때 드라마의 인기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치맥'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는 것은 식품 한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 각국의 거래선과 소비자들로부터 짜파구리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짜파구리의 열풍을 이어갈 수 있게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 '짜파구리' 열풍으로 해외 실적도 '好好'

이 같은 '짜파구리' 열풍에 힘입어 농심은 해외 사업 확대에도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특히 제2공장 설립을 앞둔 미국에서는 안정적 공급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는 일본 제품과도 본격 승부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1971년 미국에 처음 라면 수출했으며, 1994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2005년 랜초 쿠카몽가에 1공장을 완공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월마트, 코스트코 등 미국 주류시장에 안착하자 지난해 2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서부에 제2공장을 설립할 것이란 계획까지 세웠다. 이는 농심 창사 이래 최대 투자다.

10년 전만 해도 농심의 미국 라면 시장 점유율은 2%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15%까지 치솟았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일본 동양수산(46%), 일청식품(30%)보다 낮지만 이들은 저가 정책을 펼치고 있어,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수를 펼치는 농심의 성장성은 오히려 더 높게 평가 받고 있다.

농심은 제 2공장을 올해 착공해 오는 2021년 말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 측은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2025년까지 미주 지역에서 현재의 2배가 넘는 6억 달러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기존 LA공장 생산량이 포화상태에 달했고, 앞으로 더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생산기지 확보가 필수"라며 "제2 공장은 미주시장 내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남미시장 공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심 LA 공장  [사진=농심]
농심 LA 공장 [사진=농심]

또 농심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호주 등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매년 해외사업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18% 성장한 7억6천만 달러(약 8천609억 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도 해외법인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작년에 회사 측 목표 치였던 해외 매출 1조 원도 무난하게 달성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잠재력이 큰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게 식품업체들의 필수 과제이자 경쟁력"이라며 "영화를 통해 '짜파구리'가 라면 한류 열풍의 중심에 선 만큼, 기존 인기 제품인 '신라면'과 함께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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