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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저금리에 빠진 보험산업…해외투자 규제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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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확대로 수익성 개선한 대만…보험사 자산운용 자율성 강화 필요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업계가 저금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투자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수행하고 있는 대만 보험산업의 사례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운용자산수익률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기에 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5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대만 생명보험회사 해외투자 평가와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15년간 대만 생명보험산업은 해외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려 2018년 기준 전체 운용자산에서 해외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6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은 2000년대 초 미국 금리보다 낮은 1%대의 저금리환경이 시작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이 금리 역마진에 빠진 바 있다. 대만 생보사들은 2000년대 이전에는 금리확정형 저축성보험을 위주로 판매해왔다. 2000년대 초 미국 IT버블 붕괴로 저금리가 시작된 이후 신용카드채 위기(2005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미·중 무역전쟁(2018년) 등이 이어져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역마진이 발생했다.

이에 대만 금융당국은 보험회사 해외투자 한도를 상향시키고 해외투자 한도에서 제외하는 투자범위를 확대했다. 해외투자 한도를 2003년 20%에서 35%로, 2007년 35%에서 45%로 확대했고, 2012년에는 외화표시 보험상품의 해외투자를 해외투자 한도에서 제외했으며 2014년 대만 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채권에 대해 해외투자 한도에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만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확대는 금리역마진을 완화해 수익성 및 건전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며 "국채 10년 금리가 0~1%대임에도 불구하고 운용자산수익률은 4%대를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2년부터 수익성과 건전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만 보험회사는 환위험 및 신용위험 등에 노출되어 있어 대외금융시장 충격 발생 시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증가로 인한 금융안정성 저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황 연구위원은 "대만에 비해 한국 생명보험산업은 보장성 상품 비중이 높아 보험마진이 수익구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운용자산수익률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또한 대만의 경우 해외투자 확대의 주요 목적이 수익률 제고를 통한 금리역마진 해소지만 한국의 경우 새국제회계기준(IFRS 17),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부채시가평가 제도 도입에 대응한 선제적 금리위험 관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 보험업법 상 해외투자 한도는 총자산의 30%(일반계정)로 제한돼 있다. 2017년 해외투자, 파생상품, 부동산 등에 대한 한도 규제를 폐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는 "국내 보험산업이 경제적·규제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만처럼 자산운용 측면에서 보험회사의 자율성을 강화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해외투자 한도와 같은 사전·직접 규제는 보험사의 과도한 위험 부담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보험회사의 자산운용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자산운용 역량을 제고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와 같은 저금리 환경 하에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전·직접 규제를 완화해 보험회사의 자산운용 효율성 및 역량을 제고하고, 이익유보를 통해 자본확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보험사의 자산운용을 사전적으로 통제하는 외국환, 파생상품 등에 대한 한도 규제를 폐지 또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해외투자 시 과도한 위험 부담을 통한 수익 추구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적절한 위험관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특정 국가 및 자산 쏠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롤오버 위험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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