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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엔 립스틱"…뷰티업계, '색조'로 女心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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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치' 소비 경향에 색조 매출 ↑…가을 맞아 신제품 출시 봇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불황엔 립스틱이 잘 팔린다."

몇 년간 계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 '색조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일명 '립스틱 효과'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 과도하게 비싸지 않은 물건에 자기 만족을 위해 돈을 쓰는 '작은 사치(스몰 럭셔리)' 소비 경향이 화장품 시장에서 나타나면서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 매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올리브영이 지난해 색조화장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7년 대비 35% 신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제품 100가지 중 립스틱 등 색조 제품은 15개나 됐다.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립스틱 매출도 전년 동기간 대비 3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에서도 지난 3년간 뷰티 상품 중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립스틱이었고, 파운데이션과 아이섀도가 뒤를 이었다. 명품 화장품 비중도 2016년 25%에서 매년 15%씩 성장해 지난해 35%까지 증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체 뷰티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스킨케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0.7% 성장하는 데 그친 반면, 색조화장품 시장은 4.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립스틱 시장은 지난해 기준 2천512억 원 규모를 형성했고, 립 제품 시장은 2015년 5천억 원대에 진입한 후 지난해 5천944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립스틱 판매가 증가한다'는 '립스틱 효과'를 뒷받침하는 통계로, 최근의 불경기를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립스틱 효과'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에 경제가 어려운데도 립스틱 매출만 오르는 기현상에 학자들이 붙인 용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색조 화장품이나 소형 향수 등에 지갑을 열고 있다"며 "계절이 바뀌는 시점일수록 '립스틱 효과'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을 고려해 업체들이 립스틱을 중심으로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LG생활건강]
[사진=LG생활건강]

실제로 화장품 업체들은 올 가을·겨울을 앞두고 최근 메이크업 제품을 앞 다퉈 강화했다.

LG생활건강은 올 가을·겨울을 앞두고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립스틱 신제품을 선보였다. 럭셔리 브랜드 '오휘'의 최고급 라인 '더 퍼스트 제너츄어'는 처음으로 립스틱을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 '후' 역시 이번 시즌을 겨냥해 '후 벨벳 립 루즈' 신제품을 출시하며 색조 화장품을 확대했다. '숨'의 최고급 기초라인 '로시크숨마'는 올 봄 첫 립스틱을 선보인 후 좋은 반응을 얻자, 최근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계획보다 물량을 더 늘려 생산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30일 색조화장품 브랜드 '블랭크'를 새롭게 론칭하고, 9가지 색상으로 구성된 '블랭크 립틴트'를 선보여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브랜드 출시를 기념해 뷰티 유튜버 조효진과 협업해 선보인 스페셜 세트는 45분 만에 완판됐다.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헤라'도 이달 초 브릭(벽돌색), 버건디(와인색) 등 가을 트렌드에 맞춘 3가지 색상으로 구성된 '센슈얼 파우더 매트'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정식 출시되기 전 온라인에서 사전 예약을 진행한 결과, 모두 판매됐다.

아모레퍼시픽 프리미엄 브랜드 '마몽드(Mamonde)'는 지난 16일 베스트 셀러 립 메이크업 제품인 '크리미 틴트 컬러 밤 인텐스'와 '하이라이트 립 틴트 벨벳'의 가을 한정 신규 컬러 '브라우니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했다.

마몽드 '크리미 틴트 컬러 밤 인텐스' [사진=아모레퍼시픽]
마몽드 '크리미 틴트 컬러 밤 인텐스' [사진=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은 지난달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루나(LUNA)'를 통해 매트 립스틱의 밀착력과 틴트의 발색력을 더해 색상 지속력을 높인 '매트 틴트 레더(Matte Tint Leather)'를 출시했다. 끈적임 없이 보송하게 마무리돼 다가오는 가을을 맞아 분위기 있는 립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데어 루즈'의 가을 신상품 10개 품목을 선보였다. 강렬한 레드 컬러의 '마라레드'를 비롯해 분위기 있는 베이지 코랄 '진저크러쉬', 개성 넘치는 보랏빛 '퀸데빌' 등이 준비됐다. '데어 루즈'는 지난 2월 첫선을 보여 7월까지 23만개 이상 판매된 히트 상품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달 26일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뷰티 크리에이터 아랑과 함께한 '키스 마이 에어리 매트 립스틱'을 소셜마켓에서 선보여 19분 만에 모두 판매했다. 가격이 1만 원 초반대로 부담이 없는 데다, 계절별로 다양한 색상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사진=에이블씨엔씨]
[사진=에이블씨엔씨]

랑콤은 스테디셀러 립스틱 '압솔뤼 루즈'의 새로운 라인 '압솔뤼 루즈 루비 크림'을 출시했다. 색상은 고혹적인 블러디 레드부터 차분한 누드 톤까지 총 13가지로, 맑은 레드 컬러인 '레드 루비'와 고혹적인 버건디 '루비 퀸'이 대표 색상이다.

입생로랑 뷰티는 기존 매트 립스틱과 달리 부드럽고 촉촉한 신개념 립스틱 '더 슬림 쉬어 마뜨'를 출시했다. 올 가을 트렌디 컬러인 버건디 립부터 화사하고 고급스러운 오렌지 레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로즈 MLBB 등 12가지 색상으로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갑이 얇아진 불황기에 돈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품위를 유지하고,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성향이 짙어지며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자기 표현이 강한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색조 제품을 많이 찾고 있고, 명품 화장품의 경우 매출 절반이 립스틱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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