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신청 직전 굵직한 재무적투자자와 작별한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한화투자증권과 글로벌 벤처캐피탈(VC)을 만나며 구사일생했다. 이날 마감하는 인터넷은행 운영권 다툼에는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양자대결이 확실시된다.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모두 시중은행 자금을 마중물 삼아 생활금융 플랫폼을 꾸린다는 면에서 선배 인터넷은행과 다를 바가 없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막판 판도 변화로 시중은행 중에서는 하나금융만 발을 담근 상황에서 토스뱅크의 유럽형 챌린저 모델과 키움뱅크의 정보통신(IT) 중심전략이 어떤 혁신을 부를 지에 시선이 쏠린다.
◆'흥행참패' 위기 맞은 인터넷銀, 막판 변수로 롤러코스터 전망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시작일인 26일 이사회를 열고 인터넷은행 참여건에 대한 논의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한화투자는 토스뱅크가 발행하는 주식 5000만주 중 495만주(9.9%)를 247억5000만원에 현금 취득한다. 자기자본대비 2.6% 수준이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인가신청 직전 신한금융과 현대해상 등 굵직한 금융사가 빠지며 좌초 위기를 겪었으나, 한화투자와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업체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구사일생했다.
토스뱅크는 비바리퍼블리카가 67%의 지분으로 대주주가 되고 실리콘밸리 기반 벤처캐피털 알토스벤처스(Altos Ventures)와 영국 챌린저뱅크(소규모 특화은행) 몬조의 투자사 굿워터캐피털(Goodwater Capital), 브라질 누뱅크의 투자사인 리빗캐피털(RibbitCapital), 한화투자가 각각 투자하는 방식으로 꾸려진다. 지분율은 앞서 VC사가 9%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한화투자의 참여로 조정될 예정이다.
키움뱅크는 지난 1월 인터넷은행 설명회부터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만큼 컨소시엄 이탈도 없었다.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키움뱅크로 튼튼한 트로이카를 쌓고 온라인 쇼핑몰 등이 가세해 비교적 손발을 오래 맞춘 점이 강점이다. 하나금융의 자금력도 초반 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이날까지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뒤 신청 서류를 토대로 내달부터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포함한 금감원 심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5월 중 예비인가 여부가 판가름 난다.
이번 인가 신청을 통해 최대 2곳의 인터넷은행이 새로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양 컨소시엄 모두 인가를 받을 가능성도 낮지 않다.
◆다른 듯 같은 제3인터넷銀…유럽형 챌린저·IT 중심 은행 '묘수'될까
토스뱅크와 키움뱅크는 시중은행 자금이 우선 투입된다는 점에서 기존 은행들의 경쟁이 단순히 인터넷은행 시장으로 옮겨왔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이미 KB금융그룹과 우리은행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맞손을 잡아왔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예상 밖으로 손을 털면서 판세가 달라졌다. 흥행은 불안해졌지만 시중은행의 새 운동장이라는 평에서는 보다 자유로워졌다는 분석이다.
토스 인터넷전문은행 추진단은 "지난달 11일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양사가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 방향 및 사업 모델, 그리고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면서 "그러나 양측의 입장이 상당부분 차이가 있어 양사 논의 끝에 신한금융이 컨소시엄에서 빠지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토스뱅크의 대항마인 키움뱅크는 정보기술(IT)의 정체성을 굳히겠다는 각오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키움증권의 모회사인 다우기술과 SK텔레콤, 하나금융이 각각의 분야에서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비쳐왔다.
키움증권은 업계 최초로 지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사로 출발한 만큼 IT 금융에 대한 경력을 갖췄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혁신성이 높은 평을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뱅크와 키움뱅크가 목표처럼 금융권 메기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 여전하다"며 "사업계획서에서 각각 챌린저뱅크와 IT뱅크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야 승산이 보일 것"이라고 평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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