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설경구 "머리 탈색, 바로 링 위에 올라가는 선수처럼 준비"(인터뷰)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배우 설경구가 영화 '우상' 출연 계기와 준비 과정을 밝혔다.

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우상'(감독 이수진, 제작 ㈜리공동체영화사·폴룩스㈜바른손) 개봉을 앞둔 설경구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우상'은 아들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정치인생 최악의 위기에 몰린 도의원 구명회(한석규 분)와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 했던 피해자의 아버지 유중식(설경구 분), 그리고 사건 당일 중식의 아들과 함께 있다 자취를 감춘 련화(천우희 분)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 '한공주' 이수진 감독의 5년 만의 신작이자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작품이다.

극 중 설경구는 세상의 전부였던 아들을 잃고 절망에 빠지게 되는 중식 역을 맡았다. 중식은 사고 당일 아들과 함께 있었던, 비밀을 거머쥔 채 사라진 련화를 추적하는 캐릭터다.

설경구는 "이수진 감독과 한석규 선배님을 믿고 했다"며 구체적으로 "시나리오도 좋게 봤다. 근래 본 시나리오 중에 되게 촘촘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캐릭터의 신선함에 대해 말했다.

"제가 리딩할 대사가 별로 없었어요. 주요 인물들 중에 중식은 듣는 캐릭터더라고요. 자신의 의지가 아닌 주변에 의해 리액션하는 인물이었죠. 메인 캐릭터라면 뭔가를 자신이 돌파하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중식은 그렇지 않아서 처음엔 이해 가지 않았어요. 자신의 아들이 죽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련화를 만나면 련화의 요구대로 움직이고, 가해자 아버지에 의해 움직여야 하는 인물이었죠."

그는 "처음 시나리오 읽었을 땐 퍼즐이 맞춰지지 않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두번째 읽었을 때는 이해가 가기 시작했고 '내 핏줄이 아닌 것을 갖고 싶어 하기 때문에 선택한다'는 지점에 접근하면서 조금씩 (궁금증이) 풀렸다"고 말했다.

'우상'의 캐릭터를 위해 6개월 간 탈색한 머리로 연기한 설경구는 "계속 유지했다. 한 달에 두 세번 촬영한 적이 있었는데 염색을 다시 하기도 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하며 "중식은 시작부터 감정을 막 치고 나가야 하는 거라서 '링 위에 바로 올라가는 선수'처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상'은 오는 2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