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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에쓰오일 5조 투입 RUC 설비, 또다시 부실시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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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배 RUC 부사장, SC&D 본부장으로 인사…정유생산본부장에 박승구 임명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에쓰오일(S-Oil)이 5조원을 투자해 추진한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하류시설(ODC) 프로젝트가 또다시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RUC 설비의 시운전 과정에서 기기결함이 발생한 이후 생산차질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에쓰오일은 지난해 RUC 설계업체인 프랑스 악센(Axens)기업의 자문대로 설비 내 온도를 올렸다가 오히려 설비가 고장이 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생산차질의 원인을 좀처럼 파악하지 못하면서 에쓰오일은 오는 5월 RUC/ODC 공장을 멈추고 정밀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에쓰오일의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 모습.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의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 모습. [사진=에쓰오일]

RUC(Residue Upgrading Complex)는 하루 7만6천배럴의 잔사유를 프로필렌,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설비다. ODC(Olefin Downstream Complex)는 RUC 공정을 거쳐 나온 프로필렌을 투입해 연산 40만5천톤의 폴리프로필렌(PP)과 연산 30만톤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결국 RUC의 설비결함은 프로필렌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ODC 공정의 생산차질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피해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PP의 수율은 당초 계획의 약 70%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셧다운을 통해 RUC 공정 내 촉매를 교체하고 문제가 되는 설비 일부를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RUC 공정 시운전 과정에서 최대 가동률 유지를 위해 돌렸다가 문제가 생기면서 핵심설비를 교체했다"며 "이후 계획 대비 1/3 수준의 생산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3년 넘게 계속되는 RUC 부실시공 논란

RUC 설비의 부실시공 논란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는 지난 2017년 "RUC 공사현장에서 대형 철 구조물을 연결하는 볼트를 절단해 테이프를 감은 뒤 정상작업한 것처럼 끼워넣은 부실시공이 확인됐다"며 특별안전점검을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

이후 RUC 설비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됐다. 지난해 9월 에쓰오일 온산공장 내 탈황 공정 반응기 촉매직업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이 추락해 숨졌다. 또 같은 달 RUC 공정 중 화재가 발생하면서 배관이 손상되는 사고도 이어졌다.

여기에 RUC 상업가동 시점 역시 당초 지난해 3분기(7~9월)에서 11월로 2개월 이상 늦춰졌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RUC 설비의 부실시공 논란이 일었다. 에쓰오일 측은 당시 "설비의 안정성과 신뢰회복을 위해 늦췄던 것으로 사고와 무관하다"고 밝히면서 의혹은 사그라들었다.

에쓰오일의 오스만 알감디 대표 모습.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의 오스만 알감디 대표 모습. [사진=에쓰오일]

하지만 RUC가 오는 5월 조기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또다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설비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RUC 부실시공 논란을 놓고 수백억원대의 소송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RUC 공장은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바 있다.

◆인사조치까지 단행하며 RUC 정상화에 사활

에쓰오일은 RUC/ODC 정상화를 위해 전사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은 지난해 12월 RUC 사업을 이끌어온 김형배 RUC본부장(부사장)을 SC&D 프로젝트 본부장으로 인사조치를 단행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선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에쓰오일은 RUC 본부를 정유생산본부로 편입시키고 정유생산본부장에 박승구 화학생산본부장(전무)을 임명했다. 박승구 전무가 과거 RUC/ODC 프로젝트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보니 RUC/ODC 프로젝트를 당초 계획대로 정상화시키라는 오스만 알감디(Othman Al Ghamdi) 대표의 엄명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정유생산본부장을 맡던 이민호 부사장은 화학생산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ODC 부문은 화학생산본부로 편입됐다.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비공개로 단행한 배경에는 RUC/ODC 설비의 생산차질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결국 지난해 유가급락으로 순이익이 전년보다 73%까지 줄어든 가운데 설비 셧다운까지 앞두고 있어 올해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더욱이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에도 비상이 걸렸다. 2023년까지 5조원을 추가투자해 연산 150만t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RUC/ODC 설비 셧다운 계획에 대해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RUC 시설에는 문제가 없으며 중단 계획도 없다"며 "대형 프로젝트를 공사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는 어디에나 발생하는 것으로 RUC 생산차질과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에쓰오일은 임원 인사에 대해서도 "RUC/ODC 프로젝트가 지난해 말부터 상업가동하면서 정상적으로 사업부문으로 편입된 것"이라며 "RUC 부문의 생산차질로 인해 문책성 인사조치는 더더욱 아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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