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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카풀 사태' 직접 거론했으나 '사회적 타협'은 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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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2번째 분신 사망, 택시 일방 불참에 당정은 '난감'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카카오-택시업계 간의 갈등을 직접 거론하며 '사회적 타협'을 요구했지만 정부와 여당으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여당 내 택시·카풀TF를 중심으로 구성된 사회적 타협기구가 택시업계의 일방적 불참으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9일 분신한 택시기사 임정남씨가 끝내 사망했다. 지난해 연말에 이은 두번째 카풀 갈등 희생자다. 택시업계는 카카오 카풀 시범 사업을 포함한 전면 중단과 함께 "문 대통령이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까지 주장하고 있다. 택시업계와 카카오가 마주달리는 기관차처럼 대립하는 가운데 당정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산업 현장의 규제 장벽이 아직 너무 높다고 느낀다"는 질문에 대해 "규제 때문에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거나 신기술을 제품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말씀들에 공감한다"며 "규제 혁신으로 항상 가치관의 충돌이 생기고 집단간 격렬한 이해 상충이 있게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 사례로 최근 카풀 논란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카풀을 통해 겪고 있는 사회적 갈등"이라며 "4차 산업혁명처럼 경제 현실이 바뀌는데도 예전 가치를 고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해관계가 다른 분들을 설득해야 하지만, 생각이 다른 분들 간의 사회적 타협, 합의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여의도 제3차 택시업계 카풀 반대 생존권 결의대회 모습
지난 20일 여의도 제3차 택시업계 카풀 반대 생존권 결의대회 모습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가 택시업계의 격렬한 반발을 부르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택시·카풀TF를 구성, 택시업계와 카풀업계의 중재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정부와 카카오, 택시업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타협기구를 출범시키고 26일 택시 4단체의 참여 선언을 이끌었지만 택시 단체들은 28일 사전협의의 갑작스런 불참 이후 현재까지 극한 대립을 이어오고 있다.

당정은 카풀 일반인 참여자들의 운행 횟수·시간 제한, 택시기사의 월급제 전환, 우버 유형의 공용 플랫폼 구축 등 택시업계 지원 방안들을 검토, 택시업계에 제안한 상황이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카풀 서비스의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카풀 불법화를 입법안까지 촉구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현재 카풀 시범 서비스만을 운영 중이다. 당초 지난달 17일 본사업을 론칭할 계획이었으나 같은 달 10일 택시기사 최우기씨가 분신으로 사망하면서 본사업을 무기한 연기했다. 풀러스, 타다 등 카풀업체들의 서비스가 상용 중이지만 택시업계는 카카오의 정보통신업계(ICT) 내 비중을 감안 카풀 사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당초 콜택시, 대리운전, 카풀 등 사업의 적극적 추진을 위해 모빌리티로 관련 분야를 분사한 것"이라며 "택시업계의 요구처럼 무작정 사업을 중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택시·카풀TF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여러 지원방안들이 논의 중"이라면서도 "택시업계와 카카오가 모두 사회적 타협기구에 참여해야 본격적인 지원안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조연맹,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자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의 서로 다른 성격도 협상 과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택시업계 양대 노조와 사용자인 택시법인 단체, 자영업 성격의 개인택시 단체가 한 깃발 아래 모여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당정의 방안 중 택시월급제의 경우 사측 입장에선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택시기사들이 매일 일정액을 회사에 납부하는 사납금제가 택시기사의 소득감소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사측 입장에서 월급제에 대해 재원 마련으로 난색을 표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의 경우 당연히 필요한 정책이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이 우선적으로 마련, 실행됐어야 했다"며 "마찬가지 새로운 산업을 키우는 차원에서 카풀 허용이 불가피하더라도 보완책이 먼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쏘카 여선웅 본부장은 "정보통신기술 융합 서비스는 카풀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분야의 트렌드인 만큼 이번 갈등을 해결하는 게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신산업의 가장 큰 피해자인 택시기사를 우선 배려하고, 그 다음 사업주를 배려하는 식으로 대책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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