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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배송' 자회사로 이전…택배업 진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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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필먼트 사업 전개 가능성 커져…"영향력 미미" 관측도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쿠팡이 로켓배송을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로 이전하고 택배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를 발판으로 제3자 물류(3PL)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CLS는 전날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 운송사업자로 인정받았다. 택배 운송사업자는 택배 배송을 위한 택배용 화물자동차를 공급받을 수 있어 사실상 택배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쿠팡은 일반 택배 업무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쿠팡은 직매입한 상품만 자체배송인력인 쿠팡맨을 통해 무료로 배송해왔다.

쿠팡은 우선 로켓배송을 CLS로 이전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 로켓배송처럼 쿠팡맨의 배송 차량은 물론 유류비·보험료·차량유지비 모두 CLS가 부담한다. 직접 고용이 아닌 지입제 형태로 운영돼, 배송업 종사자들이 직접 배송 차량을 사고 유지비를 부담하는 기존 택배업계의 관행과는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쿠팡은 "CLS는 배송인력을 100% 직접 고용하는 직영제로 운영된다"며 "CLS에서 근무하게 될 쿠팡맨은 개인 차량을 별도 구입할 필요가 없고 회사의 배송 트럭을 사용해 배송 업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쿠팡은 "쿠팡맨이라면 모두 ▲연차휴가 ▲4대 보험 ▲임직원 및 가족 단체보험 ▲무료 건강검진 ▲명절선물 ▲경조사(결혼·출산·환갑·칠순 등) 지원 ▲리조트 이용 지원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1천명 규모의 쿠팡맨 채용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조만간 제3자 물류(3PL)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뿐 아니라 쿠팡 오픈마켓에 입점한 판매자의 상품까지 배송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욱이 올 초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전기차, 수소전지차 등 친환경 화물차에 한해 증차가 가능해졌다.

이를 위해 쿠팡은 지난 2016년 대구시와 '친환경 첨단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르노-대동공업 컨소시엄이 개발 중인 1톤 전기 상용차를 쿠팡 택배 차량으로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1천억원 투자해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7만8천825㎡ 부지에 물류센터도 지을 계획이다.

더 나아가서는 아마존 식 풀필먼트 사업도 가능해졌다. 풀필먼트 사업이란 입점 판매자의 제품을 물류센터에 보관하면서 주문·포장·배송·CS까지 모두 책임지는 사업으로, 물류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협업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매년 수천억원 대 적자를 내는 쿠팡의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

물론, 우려의 시선도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CLS의 택배시장 진입이 물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며 "경쟁사로부터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3PL을 확대하면 강점으로 내세웠던 물류 서비스 질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상위 업체를 뛰어넘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쿠팡맨 주 52시간 적용 요원…노조 "근로조건 악화"

로켓배송이 CLS로 이전되면서 쿠팡맨의 주 52시간 근무는 요원해질 전망이다. 쿠팡이 속한 도·소매업은 특례 제외 업종으로 내년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을 적용받지만, CLS가 속한 기타 운송 관련 서비스업은 특례가 유지돼 주 52시간 이상 근무해도 법 위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쿠팡이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CLS를 설립했다며 로켓배송의 자회사 전환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한다. 지금도 물류업계 특성상 이뤄지는 초과근무가 일상화 될까 염려하는 것이다.

이미 쿠팡은 추석 연휴를 대비해 9월 16~22일, 10월 1~2일을 '블랙아웃데이'로 정하고 쿠팡맨들에게 주6일 근무 지침을 내렸다. 이 기간엔 연차 사용도 제한된다. 하루 10시간 씩 주 60시간을 근무하게 되는 셈이다.

쿠팡맨 노동조합은 "쿠팡은 근로기준법이 규정하고 있는 연장근로 합의나 탄력적 근무제도를 합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60시간이 넘는 노동을 시키고 있다"며 "여기에 쿠팡맨을 CLS로 전환하는 것은 제한 연장근로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사실상 노동조건을 점점 악화시키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CLS 설립과 주52시간 근무제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근무시간을 늘리려고 CLS를 설립한 게 아니다"라며 "쿠팡은 3자물류 사업을 하기 위해 지정 택배사가 되기 위해 수년간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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