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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이룬 홍정남·정호 형제 "둘이서 우승컵 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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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한 팀 뛰는 것이 꿈이었던 형제, 이제는 우승컵 정조준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홍정남·정호(전북 현대) 형제가 드디어 한팀에서 뛰는 꿈을 이뤘다.

프로에서 함께 뛰겠다는 것이 두 선수의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골키퍼인 홍정남은 2007년 전북 유니폼을 입었지만 홍정호는 2010년 K리그 드래프트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되면서 함께 하겠다는 서로의 꿈은 잠시 접어뒀다.

이후 두 형제의 운명도 거짓말처럼 엇갈렸다.

홍정호는 제주에서 승승장구하면서 한국 최고의 센터백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최고의 수비수라는 평을 받는 홍명보 현 대한축구협회 전무 이사에 비견될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였는지 쉽게 가늠이 될 것이다.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무릎 전방 십자인대 부상으로 쓰러지긴 했지만 이듬해 곧바로 복귀해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이곳에서도 승승장구했다. 바인지를 감독의 총애를 받으면서 쟁쟁한 공격수들을 막아냈다. 독일 언론은 그를 아우크스부르크의 핵심 수비수로 분류했다.

반면 형인 홍정남은 인고의 시간이었다. 프로에 입문하기는 했지만 전북에는 권순태라는 거대한 산이 있었다. 권순태가 군에 입대한 사이에는 김민식과 경쟁에서 밀렸다. 그 스스로도 군에 입대하는 등 반전의 기회를 엿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동생이 활약하는 동안 형은 묵묵히 자신에게 돌아올 기회를 기다렸다.

그런데 최근 2년 사이 두 형제의 행보는 마치 교차점처럼 갈렸다. 홍정남은 2016년 말 일본서 열린 클럽월드컵에서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의외의 안정감을 발휘하면서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권순태가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로 이적하면서 전북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했다. 2017시즌 그는 선수 경력 최다인 30경기를 소화해 30실점을 기록하며 전북의 우승을 뒤에서 든든히 지원했다.

반대로 홍정호는 최용수 감독의 강력한 러브콜에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으로 이적하는 변곡점을 맞이하면서 예기치 않은 하락세를 겪었다. 초반엔 괜찮았지만 최용수 감독의 해임 이후 홍정호의 입지도 완전히 불안정해졌다. 종국엔 엔트리에서 등록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경기에서 아예 뛰지 못한 것이다.

그러던 사이 홍정호를 눈여겨봤던 최강희 감독이 그를 강력하게 원했다. 높은 이적료와 몸값 등 걸림돌이 많았지만 결국 홍정호는 임대라는 형태로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함께 프로에서 뛰고 싶다는 형제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형제의 시선은 리그 우승으로 향한다. 둘을 지금까지 키워준 부모님에게 우승컵으로 보은하겠다는 생각이다. 홍정남·정호 형제와 '조이뉴스24'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홍정남·정호 형제와 일문일답

- (홍정호에게) 전북에 오게 된 소감을 말한다면.

"좋은 팀에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많이 주셔서 그거에 대한 보답을 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 (홍정남에게) 이제 동생과 함께 뛰는데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두 말할 것없이 좋다. 쭉 꿈꿨던 장면이었다. 같은 팀에서 우승할 수 있는 꿈을 꿨는데 작년보다도 훨씬 더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 "

- (홍정호에게) 형이 등 뒤에 있어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앞에서 더 잘 막아야만 형한테 더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거 같다. (어제 연습경기에선 열심히 뛰던데) 6~7개월만에 경기를 뛰는 거라서 어제는 다치지 않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경기를 했다. 연습경기지만 무조건 잘해야된다는 생각보다 몸을 올리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했다. 어떤 팀에 와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생각한다.(장쑤에선 훈련은 계속 했었나) 장쑤에선 계속 훈련을 하고 있었다.

- (홍정호에게) 계약이 남아있긴 했지만 선수로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았나.

"선수가 부상을 당해서 쉬는 것과 부상을 안 당하고 등록이 안되서 쉬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갑자기 등록이 안되고 당시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했는데 ‘구단이 정한 것’이라고 하니까 제 입장에선 할말이 없었다. 힘든 상황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 (홍정남에게) 형으로서 보면서 어떤 기분이었나.

"마음이 아팠다. 부모님도 걱정을 많이 하셨다. 동생에게 연락을 많이 하라고 하셨다. 작년 후반기 때쯤 더 많이 연락을 하고 먼저 연락을 하고 의지를 많이 했었다. 더 많이 연락하고 했던 것 같다. (본인도 첫 풀타임 시즌이어서 정신이 없었을 것 같다) 나도 후반기에 경기력이 떨어져서 사실 정신이 없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제가 할일은 제가 극복해야하는 거고 그걸 하면서 동생도 챙기고 하려고 했다. 사실 잘 위로가 됐는지 모르겠다(웃음)"

- (홍정호에게) 형에게 동생으로서 해준 말이 있나.

"누구나 첫 풀타임 시즌은 힘들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 면에서 컨디션을 잘 만들었기 때문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 (홍정호에게) 시간을 좀 돌려보자. 독일 시절만 해도 컨디션이 좋았다. 중국 이적에 대해 후회하진 않는지 궁금하다.

"제가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후회하진 않는다. 바인지를 감독은 믿음이 있었고 나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감독님이 당시 샬케04로 이적했다. 구단은 '나를 원한다'고 해줬지만 새로운 감독이 나를 원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나. 그런 점에서 팀에서 믿음을 많이 못 받았던 것 같다. "

- (홍정호에게) 중국 처음 갔을 땐 잘하지 않았나.

"최용수 감독님이 믿음을 많이 주셨다. 결과도 많이 따라온 것 같았다. 그런데 2017시즌 초반부터 안 풀렸다. 알렉스 테세이라도 첫 경기서 퇴장 당하고 용병 문제도 있었다. 이렇게 되니까 팀을 걷잡을 수가 없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야 선수들 다 나갈 수 있으니까 문제가 없었지만 리그에선 많이 못 뛰다보니까 분위기가 많이 흐트러졌다. 선수도 경기를 하면서 7경기 연속 무승을 하니까 '할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의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나 또한 압박이 심했다. 한국 감독님이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야된다는 생각도 했다. 감독님이 그런 결정을 해주셨는데 성적이 안 나와서 아쉬웠다. 감독님껜 죄송하다. 하여튼 작년엔 일이 잘 안 풀렸던 것 같다."

- (홍정호에게)최용수 최강희를 겪었는데 둘의 차이점이 있다면.

"두 분만의 색깔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최강희 감독님의 스타일을 확실히 접하진 않았지만 며칠 연습하고 경기를 하면서 느낀다. 최용수 감독님도 자신만의 색이 뚜렷했다. 사실 중국 선수들도 그렇고 감독님의 전술을 많이 못 따라간 것 같다. 감독님이 원했던 전술을 정확히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전술 이해도에서 많이 아쉬움이 남았다."

- (홍정호에게) 최강희 감독과는 10년만의 만남이다.

"고등학교 때 제주에 오실 때 마다 뵛었다. 감독님이 '전북에 와야 한다'고 계속 말씀 하셨다. 용돈도 가끔 받았다. 많이 챙겨주셨다. 전북에 바로 가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가면 문제가 될 것 같았다.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학교에 가서 배운 것이 많다. 고등학교때 감독님이 최강희 감독님 친구분이셨다.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그런 기회 때문에 전북에 테스트를 봤다. 좋게 봐주셔서 전북에 입단했다. 전북이라는 팀은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드래프트 때문에 내 꿈을 모두 이룰 수 없었다. 거기에 최 감독님이 대표팀에 가셨을 땐 1기 소집 직후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다시 인연이 없었다. 진짜 10년만에 만난 셈이다."

- (홍정호에게) 대표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나.

"팀이 워낙 잘해왔다. 본선에도 진출했고 내가 없어도 잘해왔다. 대표팀 생각은 전혀 없다. 최강희 감독님께 보답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의 문제는 따라 올 것이다. 힘들 때 도와주신 분들께 보답해 드리고 싶다. 예전엔 솔직히 가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일단은 경기를 뛰고 싶었다. 대표팀이고 뭐고 경기를 뛸 팀을 찾아야 했고 뛰어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겨울에는 팀 찾는것만 생각했다. 중국 문제도 풀어야 하고. 복잡한 것이 많았지만 이야기를 잘해서 해결한 것 같다."

- (홍정호에게) 지금은 전북에 임대된 상태다.

"좋은 모습을 보여야 남을 수 있다. 1년 임대지만 안좋은 모습을 보이면 팀에 피해가 될 수 있다. 좋은 모습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정말 전북에 있으면서 행복감을 느낀다면 중국과 문제를 해결하고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 (홍정호에게) 중국화 논란도 있었는데.

"갑자기 부담이 생긴 것 같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만 해서 오히려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솔직히 중국스러운 수비가 많아서 중국화된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걸 깨려고 좋은 모습을 보이려 했던 게 독이 된 것 같다. 실수가 나오면 댓글로 곧바로 중국화란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사실 잘하고 싶지만 잘 풀리지 않는 것 같다. (김)영권이나 (장)현수 (김)기희 (정)우영이 모두 힘들어 했다. 사실 엄청난 부담이다. 중국화 논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부담이 굉장히 커졌다."

- (홍정남에게) 첫 시즌을 풀로 소화해봤는데 돌아보니 어땠는지. 궁금하다.

"긴장만 하고 정신이 없었던 시즌인 거 같다. 저 스스로도 후회스럽고 만족하지 못했다. 올해 동계훈련을 들어오고나서 보니까 작년부터 여유가 생긴 거 같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정호가 와서는 아니다. 저 스스로 그런 생각이 들고 있다."

- (홍정남에게) 송범근 등 신인들도 합류를 한다. 또 경쟁을 해야할텐데.

"신인들보다 낫다고 생각을 하기 보다는 신인들보다 프로 생활을 더 많이 했기 때문에 저만의 노하우와 루틴이 있다. 그런 부분은 제가 경쟁을 해서 이길 수 있는 것 같다. 자신감이 있다. 작년에 첫 시즌 소화했지만 제 자신한테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 (홍정남에게) 전북 수비진이 워낙 강하지 않나. 든든할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다른 팀들보다 저희 선수들이 워낙 잘하니까 골을 먹는 장면들이 덜 나온다. 든든하다.

(웃음) 한 두 개를 막으면 경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팬들에게도 믿음을 줘야되지만 선수들에게도 믿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할 것이다."

- (홍정남에게) 하지만 사실 주전이 되기 전까지 못 뛰는 시간도 길었다. 이적을 고려한 적은 없었나.

"막 입단했을 당시만 해도 나는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뛰어 보니까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게 됐다. 동시에 '내가 딴 팀에 가더라도 잘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있었다. 전북이란 최고의 팀에 남아서 경기에 뛴다기보다는 스스로의 성장에 주안점을 두고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딴 팀에 가려는 생각은 안했다.

- (홍정남에게) 주안점을 두고 준비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특히 경기 운영같은 게 제일 부족하다. 몸 만드는 건 저절로 되는 부분이지만 경기 운영은 그냥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항상 경기 운영을 하면서 많이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 (홍정남에게) 롤 모델은 있나.

"좋아했던 선수를 우상으로 삼고 있다. 다비드 데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데헤아는 어느 상황에서든 침착한데 그런 부분을 닮고 싶다.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둘 모두에게)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홍정남 "0점대 방어율과 전 경기 출장을 목표로 했었다. 목표는 항상 높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목표를 이루려고 더 노력을 할 것이다. 올해는 30경기 뛰어서 30골을 먹었다. 경쟁을 해서 우선 이기는 게 목표고 경기에서 뛰는 게 목표다. 팀으로서는 리그, FA컵, ACL까지 '트레블'을 달성했으면 좋겠다. 사실 올 시즌은 이젠 동생과 함께 뛴다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저희를 키우시느라 고생하신 부모님도 좋아하실 것 같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 같은데) 아니다. 하지만 정말 나도 꿈꿨던 것이다.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

홍정호 "축구를 하면서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이번에는 K리그 우승을 꼭 하고 싶다. 더 큰 목표가 있다면 ACL 우승을 하고 싶다. 2개만 했으면 좋겠다. 지금도 굉장히 부담이 크다. 팀에 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내가 없을 때 이 팀은 우승을 많이 했다. 이 부담감을 즐기면서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오키나와(일본)=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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