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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미] 위기의 수렁에 빠진 롯데에도 봄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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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지난 2015년 7월 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후 2년 5개월이 흘렀다.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 간 다툼에서 촉발된 롯데의 비극은 홈쇼핑·마트·면세점 등 각 계열사의 비리수사로 확대되더니, 급기야 오너일가 모두에게 범법자라는 올가미까지 불러왔다.

22일 롯데와 오너일가의 운명이 달린 경영비리 관련 1심 선고가 롯데에 사상 최악의 비극이 될지, 아닐지를 두고 재계의 관심이 높다.

이날 재판에서 법원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오너일가 5명에게 형을 선고할 예정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10월 말 중형을 구형 받은 처지로, 이들의 실형이 확정될 경우 롯데는 '총수부재'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신 회장이 주도적으로 나섰던 여러 사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롯데는 올해 창립 50주년으로 축하연을 벌여도 부족할 시기에 가장 큰 시련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신 회장은 경영비리 혐의로 징역 10년에 추징금 1천억 원의 중형을 구형받아 실형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신 회장은 또 면세점 비리혐의로 지난 14일 징역 4년도 구형받았다.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아 최종 의사결정권자 부재 상황에 놓이면 롯데로선 경영체제의 혼란을 겪게 될 게 불보듯 뻔하다.

신 회장의 최측근인 소진세 롯데 사회공헌위원장과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도 경영비리로 각각 징역 5년이 구형된 상태다. 이들에게도 실형이 선고되면 핵심 경영자들 모두 공석이 돼 컨트롤 타워가 무너지게 된다. 한 마디로 '사면초가'다.

'한·일 원톱'을 외치던 신 회장의 롯데그룹 내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은 자명하다. 특히 일본은 경영진이 기소되거나 실형을 선고 받으면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퇴임시키는 것이 관례다. 신 회장이 22일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이달에만 두 차례나 일본에 방문한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다급하게 움직였는지 알 수 있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은 것도 신 회장에겐 큰 부담이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숨겨져 있던 의혹들이 속속 드러났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어쩔 수 없이 부당함을 짊어져야 할 때도 많았다. 특히 국방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하게 된 과정은 석연치 않다.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후 중국의 경제 보복은 롯데의 주력 사업인 유통 실적을 뿌리채 흔들었다. 이로 인해 최근엔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의 신용도에 빨간불이 켜졌고, 롯데백화점 등 일부 계열사는 임금을 동결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 임직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개혁작업에 속도를 올리던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으면 롯데는 향후 몇 년간 답보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호텔롯데 상장을 끝으로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려던 계획은 물론, 일본 롯데 지배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는 의지도 실행으로 옮기기 어려워진다. 전문 경영인 중심 체제로 변화하고 있지만, 이제 막 시작 단계라는 점도 불안요소다.

이런 상황에 차디찬 겨울 바람만큼이나 롯데 내부 분위기는 냉랭하다. 롯데 임직원들은 계속된 시련에 마음까지 얼어붙은 모양새다. 보수 정권에 미움받고, 진보 정권에 억압받는 롯데는 이번 재판에서 오너일가의 실형선고가 내려지면 대내외적으로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총체적 위기 상태에 놓인 롯데의 봄은 너무 멀기만 하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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