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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타이타닉', 세월호 참사와 닮은듯 너무 다른(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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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자처한 선장, 마지막까지 배 지킨 선원의 희생과 사랑 눈길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뮤지컬 '타이타닉'을 보며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몇년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세월호는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무리한 운행으로 대형사고를 유발했다. 침몰까지 걸린 시간은 140분, 그 사이 배와 승객을 지켰어야 할 선장은 가장 먼저 배를 떠났다.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만 철썩같이 믿은 승객들 중에는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도, 신혼의 단꿈에 젖은 부부도 있었다. 그렇게 300명이 넘는 사망자, 실종자가 발생했다.

11월 국내 개막한 뮤지컬 '타이타닉'(연출 에릭 셰퍼)은 1912년 4월 침몰한 타이타닉 호의 비극적인 실화를 다룬다. '꿈의 선박'에 첫 승선하는 영광을 누린 인물들의 설렘부터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비극과 마주하게 된 순간까지 닷새간 배에서 일어난 운명적인 여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놀라운 건, 뮤지컬 '타이타닉'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사실이다. 타이타닉 침몰 사고는 무려 95년 전에 발생했지만, 타이타닉 호의 승객과 선원들이 보여준 사랑과 희생, 용기와 배려는 3년 전 세월호 사건을 겪은 한국 관객들에게 뜨거운 감동과 동시에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다.

물론, 타이타닉 호의 침몰에도 책임자는 존재한다. 세상에 기록을 남기고자 한 배의 소유주 브루스 이스메이는 무리한 속도 상승을 재촉했고, 배의 설계를 맡은 토마스 앤드류스는 안전조치를 간과했다.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는 오랜 항해 경험을 바탕으로, 수차례의 빙산 경고를 무시했다. 이러한 삼박자가 고루 들어맞아 '경이로운 새 문명' '자랑스러운 걸작' 타이타닉 호는 결국 차가운 바다 속으로 침몰하고 만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그 다음이다. 침몰 직후, 선장은 "이건 내 책임이다. 배 위의 선장은 한 사람"이라며 스스로 책임자를 자처했다. 여성과 아이를 우선 구명보트로 인도한 그는 마지막까지 배에 남았다. 설계자 앤드류스 역시 승객의 대피를 도왔다. 14살의 선원 에드워드는 "두렵다"라면서도 "하지만 저는 제 할일을 할 뿐"이라며 마지막까지 남겨진 승객을 챙겼다. 이러한 선원들의 놀라운 자기 희생은 자기 목숨만 소중한 줄 알고, 책임 전가에만 급급했던 세월호 사건과 비교해볼 때 더욱 짙은 감동을 선사한다.

뮤지컬 '타이타닉'은 한국에서 잘 알려진 동명의 영화와 동시기 제작됐다. 영화가 1등실 여성과 3등실 남성의 계급 차이를 극복한 세기의 로맨스를 그렸다면, 뮤지컬은 항해하는 닷새간 선내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과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인류애를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주·조연 및 앙상블 구분 없이 대부분의 배우들이 최대 다섯개의 배역까지 멀티 롤을 맡아 연기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브로드웨이 초연 2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른 뮤지컬 '타이타닉'은 무대 중앙에 19인조 오케스트라 석을 마련했다. 이는 음악을 중시하는 제작진의 태도를 대변한다. 19인조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편곡된 모리 예스톤의 음악은 실화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뮤지컬 '타이타닉'에는 콕 짚을 만한 주연배우가 없다. 말 그대로 출연진 모두가 주인공인 셈. 하지만 출연진이 많고 대부분 멀티롤인 만큼 산만한 것도 사실이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배우는 단연 정동화와 빅스 켄이다. 무선기사와 선상밴드 지휘자 겸 리더를 비롯해 무려 6개 배역을 소화하는 정동화는 정적인 극에서 코믹과 웃음을 책임진다. 정동화의 재발견이라 해도 좋을 만하다. 아이돌 그룹 빅스의 켄은 포텐을 제대로 터뜨린다. '햄릿' '꽃보다 남자' '신데렐라' '체스' 등에서 보여주지 못한 진지하면서도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편, 뮤지컬 '타이타닉'은 2018년 2월1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배우 문종원, 서경수, 이희정, 조성윤, 김용수, 켄(빅스), 정동화, 윤공주 등 27인의 배우가 출연한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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